지난해 12월 국제 인터넷 프로그래밍 경연대회 '코드쉐프'에서 우승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의 모습

 


북한의 인터넷 상에서의 해킹과 사이버 공격 등의 역량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바이다. 

최근까지도 북한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등의 국가에 해킹을 감행하고 있는데, 약 2년 동안 북한의 해킹 실태에 대해 

조사한 UN의 전문가 보고서가 발표되어 구체적 현황이 공개되었다. 

해당 보고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지난 3월 31일(한국 시각 4월 1일)에 발표된 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201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2년간

3억 1,640만 달러(약 3,575억 원) 상당의 가상 화폐를 탈취했다고 한 회원국이 밝혔다.

 

 

지난 3월 31일에 발표된 UN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의 이러한 해킹은 북한 정권과 연계된 해커들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탈취한 가상화폐를 모두 중국 소재 거래소들을 통해 실제 화폐로 현금화함으로써 

'돈세탁'을 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또, 이들의 공격 배후로는 UN의 제재 대상인

국방성 산하 '정찰총국'이 지목되었으며, 이들의 해킹 루트는 합작 회사의 해외 계정, 

홍콩 소재 위장 회사, 해외 은행 주재원, 사업가 등 위조 신분, 가상사설망(VPN) 등을 활용해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불법 수익을 창출한다고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 한편 정찰총국 산하의 해커들은 모두 7,000명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의 은행과 기업에서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의 현금 및 가상화폐를 빼돌린 혐의로 올 2월 미 법무부에 의해 기소된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들의 모습. 출처: 한국일보

 

지속되는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은

물리적 제약을 받지 않는 사이버 공간 상에서 가상화폐 탈취하여 그 자금을 무기 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불법 범죄 활동은 경제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 비추어 볼때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북한에 의한 사이버 공격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포스팅 참고

 

2020.12.28 - [북한의 동태] - [2020년 12월]북한의 사이버공격

 

[2020년 12월]북한의 사이버공격

북한의 사이버 공격과 관련된 사례가 매일같이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테러 피해 사례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북한의 사이버

thenorthkoreaherald.tistory.com

 

한편, 올해 1월 새롭게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3일

'잠정국가안보전략지침(Interim National Security Strategic Guidance)'을 발표하며 미국 국가 안보의 비전을 

제시하였는데, 여기에는 사이버 공격과 같은 신안보 위협이 강조되어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사이버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대응 역량 및 회복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의 사이버 공간에서 파괴, 마비 또는 불안정한 악의적 활동을 수행한 주체에게

사이버 및 비 사이버 수단을 활용하여 신속하고도 비례적인 사이버 공격을 대응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에서 이루어지는 사이버 공격이나 가짜뉴스, 

허위조작정보들의 민주적 가치 훼손에 주목하여 사이버 공격을 이유로 한 경제제재책임귀속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침에서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어 사이버 안보 문제가 향후 대북정책의 중요한

이슈로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번 UN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서도 북한의 해킹 범죄가 밝혀짐으로써

미국의 대북정책은 더욱 강경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지난 3월에는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대리인 문철명이 북한에 불법 자금을 송금하고 돈세탁을 하는 등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말레이시아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사건이 있었다. 

 

미국으로 송환되기 전 말레이시아와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읽는 문철명의 모습. 출처: 중앙일보


이를 계기로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즉각적인 단교를 선언했으며 말레이시아와 미국을 동시에 비난하기도 했다. 

문철명은 3월 22일 워싱턴 법정에 첫 출석하였는데, 미국 법무부에 의하면 그는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일련의 사건과 관련하여 북한이 말레이시아와의 단교라는 초강수를 성급하게 둔 이유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가 

그동안 북한의 부족한 불법 외화 획득의 거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들 국가에 파견된 근로자, 사업가, 외교관 등을 통해 불법 자금 거래, 사이버 금융 범죄 등의 수단을 활용하여 

대북제재를 회피해왔었는데, 

문철명을 시작으로 그동안의 대북제재 회피 수단이 탄로나기 전에 재빠르게 철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북한이 대북제재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벌이는 일련의 범죄 활동들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천명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향방에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참고문헌

권경성. (2021). "북한, 거래소 해킹으로 2년간 가상화폐 3600억원 탈취". 한국일보, 4월 1일.

오일석. (2021). 바이든 행정부의 잠정국가안보전략지침에 나타난 신안보 위협 인식과 대응방안, 이슈브리프, 253,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채재병. (2020). 국제사회의 해킹 변화 추세 및 대응방안. 국가안보전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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