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초음속무기(Hyersonic Weapon)의 일반적 정의: 마하 5(시속 612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모든 무기체계
- 하지만 위의 단지 속도만을 이용한 정의로는 극초음속무기의 종합적인 특성을 포괄할 수 없다. 탄도미사일의 경우에도 대기권 재진입시 마하 5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속도를 내기 때문이다.
- 따라서 CSIS 보고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3가지 특성을 모두 고려하여 극초음속무기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 3가지특성:① 마하 5 이상의 속도
② 지속적인 대기권 비행(=저고도)
③ 기동성
2. 주목받는 이유: 게임체인져
- 극초음속 무기는 3가지 특성(초고속, 저고도, 기동성)의 결합으로 지상레이더로는 추적이 어려워 그 요격 난이도가 매우 높다.
- 사실상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며 탄도미사일 이상의 위협으로 간주된다.
3. 극초음속미사일의 2가지 체계
- 일반적으로 극초음속무기의 경우 추진체계 차이로 크게 '극초음속순항미사일(HCM)'과 '극초음속활공체(HGV)'로 구분된다.
1) 극초음속순항미사일(Hypersonic Cruise Missile, HCM)
- 스스로 추진하는 체계(스크램제트 엔진 탑재)
- 기술장벽이 매우 높은 체계이며,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용해서 지속적인 고속 비행이 가능하다.
- 대표적인 예시: 러시아 3M22 ZIRCON(22년 배치), 미국 X-51 Waverider(개발중), 한국 하이코어(개발중)
2) 극초음속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 HGV)
- 부스트-글라이드형 체계
- 탄두부에 별도의 추진체 없이 공력제어를 통해 글라이더처럼 활공하는 체계
- 기존 탄도미사일의 1단 추진체에 글라이더 형태의 활공체(Glide Vehicle)를 탄두에 탑재해서 발사하는 방식
- HGV에 Reaction Control System(추력기 기반의 소형추진시스템)을 장착하여 측면 기동 가능
-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장벽의 체계
- 대표적인 예시: 중국 DF-ZF(19년 배치)
2-1) 부스트-글라이드와 탄도미사일의 차이점: 비행방식
- 상승단계(동일): 통상 탄도미사일처럼 1단 추진체 사용하여 일정고도까지 상승
- 비행단계(차이):
탄도미사일 - 탄도정점을 거쳐 포물선 낙하
부스트-글라이드 - 탄두부가 상승 후 한 차례 급속하강 후 대기권 상층부를 따라 '초고속 활공 비행'. 재돌입체의 배면이 대기권에 대해 일정수준의 양의 받음각을 형성하도록 자세를 제어하며 극초음속 비행에서 발생하는 충격파를 활용, 대기권 상층부에서 미끄러지듯 튕겨 오르며 비행(스키핑 비행). 표적인근에서 고속으로 낙하-돌입하는 방식. 또한 부스트-글라이드는 경사각 조정을 통해 '횡방향 기동'이 가능하다.
2-2) HGV의 군사적 장점
1) 지구 곡률로 의한 미사일 은폐
낮은 고도로 비행할시, 지구의 곡률로 인해 미사일 은폐가 가능하다. 이는 지·해상 미사일탐지체계의 조기 탐지능력을 저하시킨다.
2) 사거리 증가
완만한 각도로 활공비행하기 때문에 동급의 로켓 부스터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사거리 50~100% 증가한다.
3) 탄도미사일 요격무기체계 무력화
일반적인 탄도궤도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대응하기 위해 설계된 탄도미사일 요격무기체계의 대응능력을 저하시킨다. 스키핑, 횡기동 등은 예상 낙하지점 추정을 어렵게 한다. 또한 위치가 확인된 지대공 무기체계의 요격영역을 우회 가능.
4) 항공모함 등 대형 이동표적용으로 사용가능
레이더 등 유도용 센서 조합시 함공모함과 같은 대형 이동 표적을 상대로도 사용 가능
2-3) 필요기술: 특수소재, 형상설계, 공력제어, 데이터 전송능력 등등..
극초음속활공체를 이용한 무기는 상당한 수준의 첨단기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몇 가지만 간단히 짚어보도록 하겠다.
1) 특수소재 기술
공기저항+공력가열로 인해 비행체 표면에 막대한 열과 압력이 발생.
마하 5 이상 - 1500도 이상
마하 10 이상 - 3500도 이상
따라서 엄청난 압력과 마찰열로 인한 ‘구조변형’을 견뎌 낼 특수소재와 구조에 대한 기술이 필요
2) 형상설계 기술
극초음속 비행으로 비행체 표면에 충격파 형성되며, 장시간의 비행을 위해서는 최적화된 형상설계가 필요함.
3) 공력제어 기술
활공비행을 하기위해서는 이에 적합한 고도의 공력제어 기술 필요
3) 데이터 전송능력
초고속의 탄두부의 움직임을 제어하며 정밀한 타격을 위해서 지휘소와 발사체간의 데이터 전송능력이 필요
3.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1) 발사일지
2021-09-28: '화성 8형'
2022-01-05: '신형 미사일'
2022-01-11: '신형 미사일'
2) 엇갈린 주장
북한의 주장 - 극초음속마시일
합참의 주장 - MaRV(Maneuverable Reentry Vehicle)
확실히 HGV와는 다른 외형상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발사사진과 KODEF의 자료를 보면 원통형의 몸통으로 미국의 퍼싱과 중국의 DF-15와 그 외형이 유사하다. MaRV의 경우 상승 및 중간단계까지는 일반적인 탄도궤도를 유지하고 종말단계에서 공력제어를 사용하여 기동한다.
하지만 비행궤적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외형만으로 극초음속미사일인지 MaRV인지 단정지을수는 없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원뿔 형상 활공비행체의 경우, 하단의 날개를 통해 Wedge 형상(최대 양항비 4.0) 보다는 작지만 우수한 제어 능력을 갖고 최대 2.0 정도의 양항비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활공이 가능하다고 분석이다. 또한 이번에는 원뿔 형상을 가진 비행체로 HGV의 형상설계를 시험했을 가능성도 있다.
참고로 미 육군이 개발 중인 LRHW(Long-Range Hypersonic Weapon) 극초음속활공비행체(C-HGB; Common-Hypersonic Glide Body)도 90도 간격으로 4개의 꼬리 날개를 가진 원뿔 형상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HGV의 다양한 종류이다. 한공우주학회지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의 연구개발 동향'에서 발췌하였다.
적혀있는 숫자는 양항비를 의미한다.
3) 의문점: 전력화 수준에 대한 의문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가 '개발된 극초음속무기체계의 전반적인 기술적 특성들을 최종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었음을 밝혔다.
이에대해 과연 북한이 전력화 수준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확보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북한의 주장인 탄두부가 측면기동을 했다는 점과 연료체계의 암풀화했다는 주장을 믿는다면 핵심기술을 일정 부분 확보했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북한이 시행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는 3차례로 중국의 9차례의 시험발사와 비교했을 경우에도 횟수가 적다는 점에서 전력화 수준의 충분한 안정성과 신뢰성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했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위에서도 언급한 핵심기술들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고가의 실험장비와 소재 등을 확보 했는지도 의문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향후 러시아와 중국을 통한 북한의 추가적인 기술·소재 ·장비 등의 습득을 경계해야 하며 추가적인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4) 북한의 의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공개된 데이터가 부재한 상황에서 분석은 한계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북한이 극초음속무기를 통해 얻고자 하는것 즉, 북한의 의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북한은 북한식 A2/AD를 구축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HGV이건 MaRV이건 한미일의 MD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향은 분명하다. 중거리 미사일 사정거리를 생각하면 괌과 주일미군 기지가 포함되며, 나아가 더욱 기술이 발전한다면 현재 시험중인 '화성-17형 추진체'와 장거리HGV, MaRV를 결합하여 미국 본토 타격능력 강화할 수 있을것이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에게 하여금 핵 미사일에 더 집착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핵을 폐기하고 맺은 구속력없는 안전보장이 전쟁을 막지 못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능력 고도화는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변화시킬 것이다. 한미일의 새로운 군사훈련과 첨단무기 개발을 가속화 할 것이고, 현재 언급되고 있는 일본 내 미국 중거리 미사일 전력을 배치 옵션을 부채질하는 요소로 작용할수도 있다.
러시아 학자들은 "서방은 러시아를 유럽의 일부도 중국의 동맹 아닌 독자적 행위자로서 명확히 인정하고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현시대에 대해 "지금의 세계가 양극 체제가 된 것은 맞으나, 두 개의 진영 블록(bloc)이 형성된 것은 아니며, 지금의 세계는 너무 다양한 이해관계로 중첩되어 있다"라고 평가한다.
이는 러시아가 미중 경쟁 시대에 단순히 양국 사이에서 균형보다 '독자적인 행위자'로서 영역을 구축하고, 미·중·러 삼각관계(triangular relationship)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1. 중국에 대한 러시아의 평가
1) 정치·사회·경제 체제
- (정치·사회) 정치 체제는 완전히 안정적이라 할 수 없다는 평가, 코로나 19에 대한 성공적 대응에 위기관리 능력을 높이 평가
- (경제) 공산주의 시스템 하 성공적인 자본주의 운영으로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고 평가
2) 군사분야
- (일반) 일반 무기 체계의 경우, 향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평가
- (핵) 러시아도 중국의 핵능력 강화를 경계, 3대 핵패권국 시대 도래 준비해야 한다고 평가
3) 기술분야
- (정책) 정부에서 추진된 사업이 장기적으로 계승 발전되는 시스템을 높이 평가
- (기술협력) 러의 기초 과학기술과 군사기술 ↔ 중의 상용 기술 및 자본 결합 기대
4) 국제전략 분야
- (외교) 주변국가들에 대한 제재를 통한 압박조치는 반중정서를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미숙하다는 평가
2. 중·러 관계
: 단순 '대미전선 연대' 보다 광범위한 양국 간 공동의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는 강력한 협력 파트너
2014년 크림반도 사태로 중러 관계가 더욱 밀착. 미중 경쟁 구도에서 핵심 요인으로 부상
1) 외교안보 분야 협력 강화
- (양국관계) 2019년 '신세대 전면적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 다만, 동맹 가능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일정 거리를 둠. 양국관계가 '양국이 서로에 피해를 입히지는 않고자'하는 기본 개념 위에서 출발함을 강조. 동맹 시 연류의 위험성과 외교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
- (경제·기술협력) 러시아의 기초 과학기술과 군사기술 ↔ 중국의 상용 기술 및 자본 결합으로 양국 발전 기대. 사실상 러시아가 중국에게 있어 유일한 군사기술 이전이 가능한 국가. 미중 기술패권 시대에 러시아가 Key Player로 부상
- (에너지협력) 중·러간 가스관 프로젝트 '시베리아의 힘 2,3' 지속 추진
- (군사) 합동군사훈련 횟수 증가 및 정례화, 무기 거래뿐 아니라 고급 군사기술의 거래도 증가
- (지역전략)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 - 중국의 일대일로 협력 구상. 다만, CIS 국가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
2) 국제 현안 대응에 공조
- (국제문제) 오커스-쿼드 문제, 아프간 사태, 중동 문제 등에 대해 서로를 추수하는 입장.
- (핵심이익) 기존에는 양국이 연류의 위험이 있는 대만-남중국해, 우크라이나 등의 문제에 대해 서는 일정거리를 두었지만, 최근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
3. 러시아의 전략방향
- 러시아 외교의 최우선 목표: '번영'이 아닌 '독립된 행위주체로서의 생존'
미국이 중국을 군사적으로 패퇴시키는데 성공한다면 다음 대상은 러시아가 될 것이며, 중국의 패배를 러시아가 지켜만 볼 경우 이는 러시아에게 전략적 실패이자 곧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점을 러시아가 염두하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 전문가들 사이에 전반적으로 일치하는 부분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상황 직전까지 러시아는 끊임없는 독자적 행위자로서의 영역을 지키고자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러한 러시아의 전략방향이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제재로 인한 막대한 경제 손실을 무릅쓰고 서라도 독자 세력으로써의 영향력 축소를 막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상으로 중·러 관계를 더욱 밀착시키는 계기로써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북한군은 지난 12월부터 동계훈련을 실시 중에 있다. 통상 매년 12월부터 3월까지 동계훈련을 실시한다.
현재까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날짜
포착시간
발사위치
개수
미사일 유형(추정)
1월 5일
오전 8:10
자강도 일대
1발
극초음속 미사일(북한 주장)
1월 11일
오전 7:27
자강도 일대
1발
극초음속 미사일(북한 주장)
1월 14일
오후 2:41~2:52 (11분 간격)
평안북도 의주 일대
2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철로 위 열차에서 발사
1월 17일
오전 8:50~8:54 (4분 간격)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
2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에이테킴스 KN-24)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
[미사일발사 성격 분류]
이번 미사일 발사는 크게 둘로 나눌수 있다.
5일, 11일: '전략무기 부문 핵심 5대 과업' 달성 차원(11일 김정은·김여정 참관, 극초음속 미사일 최종시험)
14일, 17일: 군사훈련의 성격(2발 발사- 발사역량 체크), 제재에 대한 대응적 성격
전문가들은 앞선 두 차례 시험발사는 극초음속 미사일로 내부 선전과 더불어 대미 압박용 성격이 강한 반면에, 이어진 두 차례 연속 발사는 대남 압박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북한 미사일 도발을 바라볼 때는 단순히 현상보다 본질적으로 '북한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바라봐야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북한은 정권생존을 위해 힘의 균형을 원하는 것이다. 이들은 최우방국인 중국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믿는 것은 오로지 핵무기뿐이다. 따라서 이들은 한미일에 대한 게임체인져인 전략무기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는 부차적으로 비핵화협상에서도 레버리지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응]
먼저, 5일과 11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단독 대북제재에 나섰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북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개인 7명과 단체 1곳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 추가했다.
개인
-북한 국적(6명): 최명현(CHOE, Myong Hyon):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강철학(KANG, Chol Hak): 중국 선양 김성훈(KIM, Song Hun): 중국 선양 오용호(O, Yong Ho): 러시아 모스크바 편광철(PYON, Kwang Chol): 중국 다롄 심광석(SIM, Kwang Sok): 중국 다롄
지난 7월 29일 일명 '충북동지회 간첩단' 사건이 처음 공식 보도되면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요즘 시대에 간첩이 어디 있나'는 식의 일부 안일한 국민적 안보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현재 구속 수사단계에 있으며, 아직 법정 판결이 나지는 않았지만 이미 십몇 년간의 추적을 통해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다는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진행 상황 보고에 따라 '충북동지회'의 유죄 입증과 더불어
북한의 연계 가능성은 확실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우리 국민에 접근하여 어떤 지령을 내리는 것인가?
또 북한의 이러한 행태는 얼마나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이러한 북한의 행태는 우리나라에게 어떠한 의미를 던지고 있는 것인가?
사실 북한은 분단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에 직파 간첩을 보내거나, 내부에 고정간첩을 양성하는 공작 활동을 지속해왔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일어났었던 북한의 간첩, 대남공작 사건을 통해
위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북한의 궁극적 목적, 즉 '적화통일'의 전술적 측면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1. 일심회 간첩 사건
일심회 간첩 사건은 미국 시민권자인 '장 마이클'이 북한의 지령에 따라 386 출신
운동권 및 정·재계 인사를 포섭하여 당시 대한민국의 진보 정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의 장악을 시도하고,
국내 정세 및 동향을 수집하여 북한에 보고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2006년 10월부터 2007년 2월까지 2차례에 걸쳐 총 6명이 검거되었다.
총책인 장 마이클은 1987년경 미국 유학 중 북학 공작 조직에 포섭되어 지령에 따라 대한민국에 입국,
IT업계에 종사하면서 386 운동권 출신들에 접근하여 친분을 쌓고 관련 내용을 북한에 보고하면서
간첩활동을 시작하였다.
당시 그는 손정목, 최기영,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박 모 씨를 포섭하여 '일심회'를 결성한 후
중국 북경 등지에서 북한의 대외연락부(현 통일전선부 문화교류국) 공작원과 접선하였으며,
총선, 지방선거 등 국내 정치정세 동향을 수집하여 인터넷을 통해 보고 하는 등의 간첩활동을 진행하였다.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이들이 2006년 3월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것을 포착하는 등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여 2006년 10월에 검거하였다.
결국 법정에 넘겨진 일심회 조직원들은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총책인 장 마이클은 2007년 12월 대법원 선고에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밖에 이정훈과 이진강에 징역 3년, 손정목에 징역 4년, 국회의원 출신 보좌관 박 모 씨에 징역 3년 6개월 형이
선고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이 사건을 통해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에 대학 시절을 보낸 일부 운동권 출신들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맹신하며 북한의 지령에 따라 대남혁명을 위해 암암리에 활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편 이 사건으로 민주노동당은 내부 분열이 발생하였으며, 종북세력과의 단절을 외친 당시
심상정 비상대책위원장은 탈당하여 '진보신당'을 창당하게 된다.
2. 지하당 '왕재산' 간첩 사건
'왕재산' 사건은 1980년대 주사파 대학생이었던 김 모 씨가 1993년 김일성으로부터 직접
'남한 혁명 지도부' 결성과 더불어 '유일 영도체계 구축' 등을 내용으로 한 '접견교시'를 하달받아
약 20여 년 동안 간첩 활동을 진행하며 지하당 '왕재산'을 구축한 사건이다.
김일성의 교시를 받은 직후 그는 관호명(북한에서 비밀공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붙이는 일종의 암호명) '관덕봉'을 부여받고 '지원개발'을 설립하였다. 그러면서 학교 후배인 인천지역책 임 모 씨와 대학동창인 서울지역책 이 모 씨를 포섭해 각각 '관순봉' '관상봉'이란 대호명을 받게 한 뒤 2001년 3월 '왕재산'이란 지하당을 구축해 암약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01년 북한 체제 선전 목적의 벤처기업 '코리아콘텐츠랩'을, 2002년엔 재정 뒷받침을 위한 업체 '지원넷'을 각각 설립했으며,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중국을 59회 출입하면서 북한의 225국(현 통일전선부 문화교류국)의 공작원과 접선하여 지령을 받았다.
이들이 받은 주요 지령으로는 '2014년까지 인천시청과 방송국, 포탄공장, 군, 경찰서에 조직원을 포섭, 결정적 시기에
장악 또는 폭파하라'와 더불어 우리 군의 작전계획과 컴퓨터 암호화 기술 등 군사자료를 보고하며 국내 정당 및 관공서 등
제도권 정치에 상층부의 진입을 기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들은 정치권 동향 등 정세 정보와 함께 용산·오산 미군기지 및 주요 군사시설 등이 포함된 위성사진과 미군 야전교범, 군사훈련용 시뮬레이션 게임 등을 수집, 대용량 하드디스크 등에 저장해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신문기사로 위장한 최첨단 프로그램을 간첩 통신에 활용하는 등 첨단 공작 기법으로 수사망을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을 위한 간첩 활동을 왕성하게 벌인 이들은 결국 2011년 체포되었으며, 총책 김 모 씨에는 징역 7년, 인천지역책 및 서울지역책
임 모 씨와 이 모 씨에 각 징역 5년형이 선고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북한이 겉으로는 평화ㆍ협력을 내세우면서도 우리 사회 내 종북 사조 확산 및 정ㆍ관계 인물 포섭,
지하당 구축 등을 통해 대남적화공작을 지속 추진 중인 사실 재확인되었다.
3. 북한의 대남 통일전략
본 게시글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지만 2014년 '이석기 사건'과 최근의 '충북동지회' 사건은 모두 북한의 지령을 받고
대한민국 내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간첩 사건이라는 측면에서 유사성을 띤다.
이러한 사건들의 발생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북한은 우리 사회에 간첩을 침투시키거나, 지령을 내림으로써
북한의 의도에 따른 행동을 하도록 종용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형태는 주로 정당의 활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공작 행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시도들이 결국 '적화통일'의 전술적 측면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하며,
그 기저에는 '통일전선'이 있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사실 통일전선 전술은 북한만의 전술이라기보다는 공산당의 보편적인 전술이다. 통일전선은 소수파에 놓여있는 공산주의자들이 자기편의 세력을 결집하고 상대편의 세력을 약화 또는 고립시키기 위해 이해관계가 같은 계층 또는 정당/사회단체와 더불어 정치적으로 협동하는 공산당의 전통적인 전술이다. 1920년대 레닌이 처음 주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과거 중국의 공산당은 통일전선의 공작 하에
항일을 위해 국민당과의 1·2차 국공합작을 이룩한 바 있다.
북한의 경우 전조선혁명을 위해 해방 직후부터 통일전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대남사업 부문에 지속적으로 사용해 오고 있다. 김일성은 1945년 10월 13일 각 도당 책임일꾼들을 대상으로 행한 '새 조선 건설과 민족통일전선에 대하여'라는 연설을 통해 광범위한 대중을 쟁취하고 적의 세력을 약화시키려면 공산당 대열을 강화하고 민족통일전선을 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김일성은 남조선 혁명에서 통일전선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체계화시켰고, 현재까지도 북한은 당 규약을 통하여 꾸준히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북한이 지속해서 취하는 방법으로 대한민국 내 기존 정당을 장악하고 지도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정당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방법에는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첫째는 북한에서 파견된 공작원이나 이와 연계된 간첩조직의 일원이 직접 해당 정당에 들어가 요직을 차지한 후 평양의 지령에 따라 그 정당을 움직이는 ‘내선 지도’와
둘째 정당 내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 북한 공작원이 밖에서 해당 조직을 움직이는 ‘외선 지도’가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일심회 사건이나 왕재산 사건, 이석기 사건 등이 모두 북한의 내선 지도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북한의 시도는 정당 활동을 통한 북한에 우호적인 일반 국민적 여론 형성 및
제도권 정치 속의 특정 연대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하층과 상층 모두를 공략하는 통일전선 활동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적화통일'의 목표를 수정하였으며, 더 이상 간첩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근까지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이는 잘못된 안보 인식 하에서 비롯된 것으로 오히려 북한은
최근 사이버 테러 등을 통해 대남공작의 수단 및 방법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또한 북한 전문 조사기관에서는 북한이 대남공작 인력을 오히려 증원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우리의 안보의식과 경계태세가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 개개인이 모두 경각심을 가지며, 대한민국의 국익에 위해가 되는 행위를 의심스럽게 관망하여
지금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와해하려는 세력을 주의 깊게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유성옥. (2020). 북한 대남통일전략의 추진구도와 전개양상. 전략연구, 27(3), 7-50. 이상헌. (2011). "北지령 간첩단 '왕재산' 적발… 김일성 면담(종합)", 연합뉴스, 8월 25일.
정태주. (2021). "북한, ‘적화 통일’ 포기?… “오히려 대남 공작 인원 확충”, 데일리NK, 6월 9일.
제성호. (2017). 최근 북한의 대남공작 양상과 전망. 국가정보연구, 10(1), 160-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