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권력 3대 세습체제 비교 (출처: 헤럴드경제)

2011년 12월 김정일이 사망하며 북한의 세 번째 지도자인 김정은의 시대가 막을 올리게 된다.

 

선대(先代)인 김정일의 선군정치, 직할통치와는 다르게 

김정은 시대의 특징으로는 선당정치, 경제·핵 병진노선, 노동당 정치국회의 정상화 등이 꼽힌다.

이와 같은 김정은 시대의 특징을 2010년대 초, 북한 권력구조 변화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 김정은 정권 '제한적 단일지배체계'로 출범

 

 김정은의 후계과정이 짧았던 만큼, 김정은 정권은 공고한 권력이 형성되기 전에 출발하였다. 북한은 김정일이 사망한 날부터 김정은이 유일적 영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으나, 현실은 권력의 집중도 면에서 유일지배체계, 단일지배체계보다 낮은 수준인 '제한적 단일지배체계'라 할 수 있었다. 당시 주요 국가정책을 김정은 혼자 최종 결정하기보다는 그를 후견·지지하는 세력과 또는 각 진영의 대표들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했기 때문이다.

 

 

공고한 권력 부재는 최고지도자-핵심 엘리트 간의 관계에서도 특징되어 나타났다.

김정일 정권과 김정은 정권의 최고지도자-핵심 엘리트 간 수직적 지배체계의 모습에서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김정일 정권에서는 당제도화를 약화시키고 ··군에 대한 직할통치를 실시함으로써,

최고지도자와 핵심 엘리트 간 경계가 명확하고 최고지도자가 핵심 엘리트 위에 군림하였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 초기에는 군림보다는 핵심 엘리트들이 최고지도자를 떠받들고 있는 모양새였다.

이는 최고지도자와 엘리트간의 경계가 불명확함과 더불어 관계에서도 일방적 지시에서 상호의존 형태로 변화한 것을 의미하였다.

직할통치가 약화되며 당제도화가 일정 부분 회복되었고, 선군정치 아래에서 제한적 간헐적으로 실시되었던 내각책임제가 강화됨으로써 당··군의 수평적 역할 분담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2012년 4월 제4차 당대표자회와 7월 리영호 숙청을 지나면서 김정은의 권력은 강화되었다.

제4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 당··군의 최고직책을 다 가지게 되었으며, 비대해진 군의 역할을 재설정하기 위해 군부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에 민간 당료 출신인 최룡해를 임명함으로써 리영호와 같은 야전군인들의 권력을 약화시켰다. 그리고 7월 리영호의 숙청은 북한 핵심엘리트 구성이 변화된 것임을 시사하였다.

 

김정일의 지도하에서 군부가 중심세력이었던 것에 반해, 김정은의 측근은 족벌과 공안세력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4년 동안, 군 지휘부와 공안기관 책임자들이 전원 교체되었으며 이러한 잦은 교체 과정을 통해 김정은의 권위와 권력이 더욱 강화되었다. 또한 민간 당료 출신 최룡해의 총정치국장 임명함으로써 군에 대한 당적통제가 강화되었으며, 이는 야전군인 세력들이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졌음을 의미했다.

이러한 중심세력의 교체는 정권 초기 제한적 단일지배체제가 점차 단일지배체제로 이행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고모부 장성택 숙청

2013년 12월 김정일의 매제이자,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숙청된다.

그는 김정일이 후계작업의 책임자로 임명한 사람으로서, 김정일 사후 김정은 후계체제 출범에 절대적 기여를 한 바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승승장구가 그를 숙청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권력 체제에서나 2인자의 처지는 곤란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체제의 경우, 그리고 권력승계에 대한 공개적인 규칙이 결여된 체제인 경우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북한의 경우가 바로 그 대표적인 케이스이며, 따라서 후계작업을 통해 강화된 장성택의 권력은 최고지도자에게 있어 위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장성택 숙청의 직접적 계기로 외화벌이 문제를 둘러싼 군부와의 갈등, 김정은의 자금관리 기구인 '39호실' 지휘권 갈등 등이 거론되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하지만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권력 공고화라는 측면에서 그는 숙청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장성택 숙청 사건은 당제도화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김정은은 당을 통한 통치, 즉 당의 제도화에 적극적이었는데, 이를 위해 정권 출범 이후로 당대회, 전원회의, 정치국 회의를 수차례 개최하였다. 그는 집권 이후 주요 인물들의 숙청에서도 이를 활용하였는데, 2012년 7월 당 정치국회의에서는 리영호를  2013년 12월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을 해임함으로써 당기관의 정치적 위상을 증대시켰다. 

 

 

 

□ 김정은 시대의 권력구조 특징 정리

- '수령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던 정치'에서 '정치 시스템에 의한 정치'로의 전환 추진

- 김정일 시대에 약화된 당을 북한정치의 중심으로 복귀

- 경제발전과 체제 보위를 위해 내각과 군대의 독자적 역할을 보장

북한 권력구조의 변화도,「김정은 정권의 수령제와 당,정,군 관계」,김갑식(2014) 발췌

 

※ 해당 게시물은 『현대 북한학 강의』 제2장 '권력구조와 엘리트'의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된 것임을 밝힙니다.


[참고문헌]

김갑식. (2014). 김정은 정권의 수령제와 당,정,군 관계. 한국과국제정치(KWP), 30(1), 29-64.

한승동. (2016). "장성택은 왜 그렇게 죽어야 했나?", 한겨례, 2월 4일

장달중 외. 『현대 북한학 강의』. 서울:사회평론,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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