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은 북한 헤럴드의

모든 편집자들이

참가한 포스팅이다. 


조선로동당의 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사설이나 정론이라는 형식의 글을 자주 활용한다

 

사설당의 중요 정책을 해설하고

강조하는 목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비교적 논리적이고 설명이 많은 차분한 글이다

 

이에 비해 정론은 사설에 비해 감성적인 경우가 많다

신파조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목청을 높여

감동을 이끌어내려는 문장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법률적ㆍ제도적으로 확립되진 않았지만

북한 체제에서 한층 더 중요한 문제들을 제시할 때

사용하는 형식이며,

특유의 선전선동 방식이 가장 잘 드러나는 글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사설보다 오히려

정론이 더 비중이 크다는 느낌이 들 때도 많다

로동신문에 실리는 두 가지의 글이

북한 체제 운영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지난 9월 김정은 위원장은 태풍 '마이삭' 피해지역인

함경남도를 시찰하고,

현지에서 노동당 정무국 확대회의를 주재한 바가 있다

 

이후 도지사격인 함경남도당위원장을 해임했고

당원 12,000명을 피해복구에 동원하라는 내용의

자필공개서한이 평양에 보내졌다

 

이 때문에 함경남북도에 파견된 부대가

바로 수도당원사단이다

 

수도당원사단은

제1수도당원사단과 제2수도당원사단

총 두 개의 사단이 파견됐으며,

서성구역과 력포구역과 같이 평양의 구역별로

인원이 차출돼 사단을 구성하고 있다


11월 20일에 발표된 정론

<최정예수도당원사단에 전투적 경의를 드린다>에는

지난 9월 태풍으로 피해를 본 함경남도 지역으로

파견된 수도당원사단이 평양에 돌아왔고,

이 공로를 칭송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미사여구가 많고

감정적인 문장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그 사실성을 파악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랐으나,

그들의 어조를 통해 현재 북한 당국이 인민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바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정론에서는 북한 특유의

'노력영웅' 만들기가 부각됐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전후 복구시기였던 1960년대에

천리마 운동을 전개하면서

개인 및 작업단 단위의 '노력영웅' 신화를 탄생시켰다

 

영웅들은 전 인민이 본받아야 할 모습으로 그려졌는데,

정론에서 소개하고 있는 '수도당원사단' 또한

앞선 방식과 같이 영웅화해 그리고 있다

 

70일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당원이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를

제대로 보여줬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움직이게 한 '붉은 심장'은

결국 하나였다고 이야기하면서

북한 헌법에도 명시돼 있는 집단주의의 핵심인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의 정신을

상기시키고 있다

 

글 전반부에서

수도당원사단에 탄원한 사람이 수십만을 넘었다고 밝혀

상당히 많은 수가 지원했음을 알 수 있다

수십만 중에 12,000명이 뽑혔고

이렇게 뽑힌 최정예수도당원사단이 함경북도로

파견을 나갔다고 전한다

 

실제로 이렇게 많은 지원자가 있었는지 알 길이 없으나,

엄선한 기술자들을 보냈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 양식은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의 보람찬 행로라고 소개하면서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능동적인 자세로 임해야 함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그 절정으로 여성 당원의 말을 의도적으로 인용해

(약자로 여겨지는) 여성도 이러한 태도로 임하기 때문에

전 인민이 본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은 처음 파견 나갔던 지역 이외에도

홍원군, 리원군, 김책시에 이어

함경남도 하천군과 어랑군에 이르는 지역에서도

"명령 없는 전투"를 했다.

여기에서 이들이 누가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자발적인 의지로 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1월 4일 사설에서

내적 잠재력을 표출하라고 강조하고

자력갱생을 내재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를 수도당원사단이 그대로 실천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수해복구활동을 벌였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도당원사단의 마음가짐을

본받자는 의도를 담고 있고,

이렇게 훌륭한 당원들이 있기에

조선로동당도 건재하다는 점 또한 언급한다

 

나아가 수도당원들은 모두 평범한

아버지, 어머니지만

그 가슴속에는 '당원'이라는 정신이

살아있어 할 수 있었다며,

누구나 이들과 같은 정신을 바탕으로

능동적 자세를 갖출 수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수도당원사단'을 시작으로

'당과 수령을 위해 스스로 짐을 떠메는'

제 23의 수도당원사단들이 배출될 것을

강한 어조로 표출하고 있다.

정론의 절반에 걸쳐 수해 복구 현장에 자원해 떠난

노동당원들의 노고를 절절하게 그려내며

12,000명이 스스로 힘든 복구 현장에 자원했다는 것은

성스러운 혁명위업을 위함이라고 했다

 

반복적으로 노동당원이라면 지녀야 할 가치관과

'붉은 심장'을 강조하며,

당원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국가에 희생할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작업 환경은

그리 좋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이들이 먹는 것이나 자는 것에 대해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미화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중반부에서 극적인 사건도 하나 언급한다

이 이야기의 사실성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러한 일화를 하나 얘기하면서

사회주의의 대표적 혁명가요인 '적기가'로 인해

당원들이 힘을 낼 수 있었고,

전력을 다한 결과 고된 일을 완수했다는 점을

특히나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정론의 후반부에는

'자식의 수고를 대견히 여기는 친부모'와 같은

김 위원장 개인으로 초점이 집중된다

 

김 위원장이 수해복구가 완료된 지역을

시찰한 일화를 언급하며,

여러 지역 대대 중 력포 대대구역이

사회주의 경쟁에서 일등을 했다고 전했다

이를 미루어 보아 이 구역에서 차출된 당원들의

성과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인민을 향한 김정은의 사랑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도당원 투쟁의 근본이었던

'당과 수령에 대한 불타는 충성심'을 본받고

'우리 원수님을 위하여!'라는 짧은 문장으로

앞으로 인민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김 위원장서한을 품에 안고 전력을 투하했다는 부분에서

이들의 충성심을 알 수 있는데,

오로지 이들이 전력을 다하는 이유는

내년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김정은이 이끄는 조선로동당의 공을

더 높게 세우기 위함임을 계속해서 언급한다

 

이 이후에도 수도당원사단이 각 지역에서 했던 일이

조금씩 언급되는데,

이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짚으면서

이들이 이러한 전투를 성공한 가장 대표적 이유는

불타는 충성심이라고 전한다

 

수령을 향한 충성심으로 전력을 다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어서려는

불굴의 의지를 인민들도 배우게 됐다고 전한다

 

더불어 피해현장을 직접 방문한 위원장

개개인의 노고를 치하하는 모습을 상세하게 묘사해

신의 모습이 아닌 '인간 김정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11월 18일 로동신문에 게재된

'김정은 조선'이라는 표현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 조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더 이상 북한이 김일성-김정일로부터

물려받은 나라가 아니라,

'인민을 한없이 사랑하는 김정은만의 조선'임을 강조했다

 

인민대중제일주의가 북한의 근간임을 공식화했는데,

이는 김정은이 3대 세습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한 것이다

세습이 가능했던 것은 김정은이

인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이지

김일성의 손자, 김정일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정론은 더 이상

우민화 정책과 맹목적인 우상화가

북한 주민들을 통제하는 데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안

지도층이 주민통제수단으로

인간적인 모습의 수령을 강조하고 있는

일례라고 볼 수 있다


정론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당장 다가올 제8차 당 대회를

능동적인 자세로 솔선수범하며

당과 수령을 위해 80일 전투를 전개하자고 하는 것이다

 

80일 전투 :: 북한의 80일 전투와 관련 사설 분석 :: 북한헤럴드 (tistory.com)

 

북한의 80일 전투와 관련 사설 분석

이번 포스팅은 북한 헤럴드의 모든 편집자들이 참가한 포스팅이다. 북한의 대표 신문인 ‘로동신문’에서 11월 9일, 80일 전투에서의 북한 주민들의 헌신을 강조하는 내용의 사설이 발간되었다.

thenorthkoreaherald.tistory.com

 

북한 언론은 늘 그러하듯

북한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이 주도하는 정책에는

항상 배울 점이 있고,

수해복구사업도 충성심과 협동심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끝냈기 때문에

이러한 마음가짐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입시키는 듯하다


[ 참고문헌 ]

로동신문, (2020). "최정예수도당원사단에 전투적 경의를 드린다", 11월 20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