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6일부터 8일간 진행되었던 조선노동당 제6차 당세포비서대회에 참가한 당세포비서들의 모습

 

 


북한은 지난 4월 6일부터 8일, 사흘간 조선노동당 제6차 당세포비서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하였는데,

이는 2017년 12월 21일 제5차 세포위원장대회를 개최한 이후 약 4년 4개월 만이다. 

약 1만 여명의 참가자가 참석한 가운데 이번 대회는 본 대회 후 4월 13일까지의 후속 행사를 포함해

총 8일간 진행된, 지난 1~2월에 개최한 8차 당대회 및 제8기 제2차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다음으로

중요한 정치행사였다. 

 

※ 참고로 당세포비서란 조선노동당의 최말단 당조직인 당세포(당원 3~30명 단위)의 책임자이다.

 

이번 대회를 개최한 목적은 하층 조직의 강화를 통한 전당의 강화이다

아래로부터의 상향식 정비 방식으로, 이는 현재 조선노동당의 하부 단위가 결속이 약하여 

상부로부터의 하향식 지도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은 현실에서 비롯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로부터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본 대회는 진행되었는데, 

아래에서 대회의 세부 특징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1. 김정은이 당세포비서들에 제시한 사항 

 

김정은은 당세포들의 문제점을 경제적 차원사회적 차원으로 지적하였는데, 

경제적으로는 7차 당대회 때 제시하였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목표 미달을, 

사회적으로는 비·반사회주의 현상의 만연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하였다.

 

그리고 세포 조직을 강화하기 위한 10대 과업으로

 

①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당의 노선과 정책으로 튼튼히 무장

② 당원들과 근로자들에서 5대교양을 기본으로 사상교양사업을 실속있게 전개 

③ 당규약 학습을 강화하고 당생활을 정규화, 규범화하기

④ 당원들속에서 당조직관념을 높이고 자각적인 당생활 기풍 확립

⑤ 세포사업을 당대회와 당중앙의 중요 결정관철에로 확고히 지향

⑥ 과학기술의 힘으로 자기 단위앞에 맡겨진 혁명임무를 책임적으로 수행

⑦ 입당대상자들을 장악하고 교양하며 단련시키는 사업 강화

청년교양사업에 특별히 주력

⑨ 인간개조사업 적극 전개 및 집단 내 공산주의적 기풍 확립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 현상과의 강한 투쟁 전개

를 제시하였고, 

 

세포비서들이 견지해야 할 12가지 기본 품성으로 

1) 당성, 2) 원칙성, 3) 정치성, 4) 책임성, 5) 이신작칙(남보다 먼저 실천하여 모범을 보임),

6) 창발성, 7) 군중성, 8) 인간성, 9) 진실성, 10) 락천성, 11) 도덕성, 12) 청렴결백성

을 제시하였다.

 

<현시기 당세포강화에서 나서는 중요과업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강령하는 김정은의 모습

 

2. 대회 주요 특징

 

1) '공산주의' 문구의 사용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는 점은 김정은이 '공산주의'라는 단어를 8차례나 언급했다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북한은 2009년 4월 9일 개최한 최고인민회의 12기 1차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하여 '공산주의' 문구를 삭제하였다. 그 이후 각종 문헌에서 공산주의 문구의 사용이 현저히 감소하였는데,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다시 소환한 것이다.

 

이는 김정은이 8차 당대회에서 언급하였던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단계로의 이행'과 연관이 있는데,

김정은 집권 초기 김정은의 시대를 '주체의 길(김일성), 선군의 길(김정일)'에 이어 '사회주의의 길'의 지향이라고

언급한 것의 연장선으로 파악할 수 있다.

 

즉, 김정은 시대 줄곧 지향해 온 정상적 사회주의 국가 건설의 맥락으로써(목표로써) 공산주의를 다시 불러들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현상과의 투쟁 역설 

 

김정은은 대회 폐회에서 '단위특수화와 본위주의,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를  

현재 만연하고 있는 비사회주의와 반사회주의의 대표적 현상으로 지목하였다. 

이러한 현상들은 기득권층의 관행, 세대교체의 결과, 그리고 시장 활성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해 나타난 것들이다.

개인주의, 개별집단주의 등으로 연결되는 이러한 현상을 김정은은 사회주의 체제의 근간인 전체주의, 집단주의의

덕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요소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김정은은 사회적으로는 준법투쟁 강화, 문화적으로는 사회주의 법질서 확립,

제도적으로는 당내에 탈법행위와 위법행위를 단속하고 처벌하기 위한 각종 통제부서들을 신설하였다.

조선노동당 산하 규율조사부(당간부), 법무부(인민), 그리고 군정지도부(군간부)를 설치함으로써 

이러한 역할을 보다 세부적이고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였다.

 


조선노동당 당세포비서대회는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및 중국과 소련의 한국과의 관계 발전이라는 

위기의 시기에서 김정일이 통치체제를 구축하면서 최초로 개최되었다. 

이후 김일성 사망 및 연이은 재해로 인해 북한의 기아가 심각했던 1994년, 시장경제 통제를 본격화한 2007년

3차 북핵실험 및 장성택 세력의 숙청이 있었던 2013년, 6차 핵실험 및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전면화가 이루어진 2017년에 

각각 개최되었던 시대적 흐름과 배경이 있다. 

 

당세포비서대회가 개최되었던 시대의 공통된 양상으로 미루어 볼 때, 이번 대회 또한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가

현재 북한의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 가운데서 개최된 이번 대회는 

경제난 심화 속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또 이를 위한 '대중적 공포정치'의 

시작으로도 파악할 수 있다. 집권 초기 김정은의 숙청과 공포 분위기 조성은 주로 권력 엘리트가 주 대상이었던 반면, 

향후 북한 사회에서 조성될 가능성이 큰 대중적 공포정치는 대중이 그 대상으로써 김정은의 불안감이 이면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기념하여 야외 행사를 즐기고 있는 평양의 청년들 모습

 

한편 북한은 4월 27일에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제10차 대회를 5년 만에 개최할 것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청년층에 대한 사상 교육 및 통제 방안을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정은이 당세포비서대회 폐회사에서 언급한 '새 세대들의 사상 정신상태가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 

'청년들의 옷차림과 머리단장, 언행,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늘 교양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 

어떠한 방식으로 귀결이 되는 지도 주목해 보아야 할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김경윤. (2021). "북한 청년동맹대회 27일 평양서 개최…젊은층 사상단속 나설 듯", 연합뉴스, 4월 20일.

박영자. (2021). ‘내핍과 정풍’ 선언한 북한의 제6차 당세포비서 대회. 통일연구원.

이기동. (2021). 북한 노동당 제6차 세포비서대회 특징. 이슈브리프 256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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