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1인 집권체제인 북한에게 있어 권력의 승계과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모두 알다시피 현재 북한은 3대째 세습 중이며, 이 과정 속에서 2번의 승계과정을 거쳤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김일성→김정일'로 '김정일→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과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김정일 - 김정은 승계과정 비교

 

김정일과 김정은 후계구도 비교

 

차이점 (1):  '후계검증 기간'

김정일은 1973년 당 조직부와 선전부를 장악하고 1974년 정치국원에 임명됨으로써 내부적으로 후계자로 결정되었다. 그 이후 6년간의 후계 검증 기간을 거쳐 1980년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에 피선됨으로써 공식적 후계자임이 대외적으로 공표되었다.

 

반면, 김정은 21개월이라는 매우 짧은 후계검증 기간을 가졌다. 2009년 김정은의 생일날인 1월 8일, 김정일이 그를 후계자로 결정했다는 교시를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의 리제강 제1부부장에게 하달하며 후계자로 내정되었으며, 이후 21개월간 대외적으로 비공개 활동을 하다가, 2010년 9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정과 당 중앙위원 그리고 인민군 대장 등 공식 지위에 선출되며 후계자로 공식 선포되었다.

 

 

왜 이토록 기간 차이가 나는 것일까?

 

 

- 김정일의 권력승계

김정일이 6년이란 긴 후계기간을 가진 이유는 대내외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다.

김일성이 권력승계를 대외적으로 최초 언급한 시점은 1971년 6월 24일 개최된 「조선사회주의 로동청년동맹」 제6차 대회에서 연설이었다. 하지만 김일성은 이보다 더 오래전부터 승계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김일성은 1956년 '흐루시초프의 스탈린 비판'과 '8월종파사건'이 있은 이후, 소련과 동구권에서의 변화와 중국과 소련의 분쟁 등.. 혼란한 환경적 변화를 보며 권력승계문제를 염두할 수밖에 없었다. 

 

김일성은 이러한 대내외적 긴장상태를 자신의 권력강화개인숭배를 통해 극복하려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속에서 김정일은 김일성의 개인숭배 작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고, 더불어 '갑산파사건'과 '김창봉·허봉학 사건'과 같은 2인자 자리를 둘러싼 다툼이 발생하면서 '혈연관계에 의거한 선위 방식'의 권력승계 계기가 앞당겨졌다.

 

 

- 김정은의 권력승계

김정은의 승계과정은 김정일때와 달리 매우 압축적이며 빠르게 이루어졌는데,  빠른 승계과정을 거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김정일의 건강악화로 평가된다.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고, 이와 같은 최고지도자의 급격한 건강악화는 북한 지도부로 하여금 승계과정의 속력을 높이게 할 수밖에 없었다. 김정일이 후계자를 내정한지 3년 만에 김정일이 사망한 사실로 보아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의 사회·경제적 상황 악화도 후계체제구축에 속도를 내게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었다. 당시 북한은 경제적, 사회적 위기의 악화 그리고 대(對) 중국 의존도의 심화 등 대내외적 불안 요인들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었고, 이러한 상황은 김정은으로 하여금 3대 후계체제의 구축 속도를 빠르게 진행하여 유일적 지도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차이점 (2): 권력승계과정의 단계

북한의 권력승계 단계는 '호칭 등장 - 공식활동 - 외교무대 등장 - 현지지도(실무지도) - 진한 글씨체로 이름 게재(노동신문 등) - 노작 발표 - 당·정·군 최고 직위승계'로 구분할 수 있다.

 

승계과정 중, 공식활동을 개시한 시점도 두 과정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김정일의 경우 1974년 2월 당 중앙위원회 정치위원회 위원이 되면서 후계자로 공인되었고, 이후 공식적으로 김정일의 사진이 실린 건 1980년대였다. 즉, 후계자 지명 후 6년 후에야 공식적으로 얼굴이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반면, 김정은은 2010년 9월 28일 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공표되고 바로 당일 찍은 기념사진을 통해 노동신문 1면에서 모습이 공개되었다.

 

당·정·군 최고 직위승계과정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생존해 있었던 때에 최고사령관직(군)을 물려받았지만, 나머지 직책의 이양은 김일성 사망 이후에도 한참 걸렸다. 1994년 7월 김일성이 사망하자, 김정일이 3~4년의 유훈통치 기간을 설정하였고, 당 총비서(당)에는 1997년 10월에, 국가기관 최고 직책으로 강화된 국방위원장에는 1998년 9월에야 취임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직후, 2011년 12월 최고사령관으로 추대, 2012년 4월 제4차 당대표자회의와 제12기 5차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당 제1비서, 당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군사위원장, 국방위 제1위원장 등 당·정·군의 모든 직위에 등극하며 초고속적이고 압축적인 권력승계를 이뤘다.

 

김정일의 경우, 20년 정도의 지도자 수업으로 리더십이 확고하고 고난의 행군으로 불릴 만큼 북한 경제가 대단히 어려웠기 때문에, 1998년 북한 경제의 추락세가 멈추고 4년 만에 비로소 김정일은 강성대국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정권을 공식 출범시켰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의 공식 출범은 4개월 만에 이루어졌으며, 이는 아직 확고하지 않은 리더십으로 인한 체제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조기에 출범한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김주수, 문은석, 윤희철. (2014). 김정일과 김정은의 권력승계과정 비교를 통한 남북관계 전망. 대한정치학회보, 22(2), 47-69.

송정호. (2005). 북한 권력승계문제의 쟁점과 전망: 사회주의 사례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현대북한연구, 7(3), 7-51.

서유석. (2013). 북한 권력승계는 어떻게 이루어졌나?. 북한, 497(497): 94-100

권순철. (2012). "젊은 후계자는 북한을 어디로 이끌까", 주간경향, 1월 3일

백인주. (2015). "김정은 시대의 북한은 어떤 모습일까?", 유코리아뉴스, 3월 16일

엄기영. (2010). "김정일 16년 걸렸는데… 김정은 ‘권력접수’ 3년내 끝낼듯", 국민일보, 9월 29일
장달중. 「현대 북한학 강의」. 사회평론, 2013. pp.151~153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 제4장 제59조에서는 국방의 역할에 대한 서술을 아래와 같이 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장력의 사명은 김정은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결사 옹위하고 근로인민의 리익을 옹호하며 외래침략으로부터 사회주의제도와 혁명의 전취물, 조국의 자유와 독립, 평화를 지키는데 있다.' 

 

또한 조선노동당 규약 제6장 제47조에서는 북한의 군대 '조선인민군'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조선인민군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항일혁명투쟁의 불길속에서 몸소 창건
하시고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께서 무적필승의 강군으로 강화발전시키시였으며 경애
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이끄시는 혁명적 무장력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북한의 군대는 국가의 방위를 최우선적인 목표로 존재하는 조직이 아닌, 김정은 한 명에 대한 안전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이라는 것이다. 또한 조선인민군은 '수령의 군대', '당의 군대', '인민의 군대'로 표현되어

군대에 대한 당적 지도의 우위를 시사하고 있다. 

 

북한의 군 조직은 국가 수호라는 일반적인 기능 이외에 군의 정치적 역할 및 경제·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능 또한 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북한의 군 조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의 군사지휘기구도. 출처: 국방부, 「2018 국방백서」

 

(1). 최고사령관(최고사령부) 

 

최고사령관은 다른 말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무력 총사령관'으로도 표현되는데, 북한 헌법 제6장 제103조에 의하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위 직분을 겸하게 된다. 이에 따라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이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군에 대한 통수권을 갖고 있다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통령에 따로 군 직함이 부여되지 않는 것과 비교해보면 이는 북한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총사령관으로 되며 국가의 일체 무력을 지휘통솔한다. 

 

최고사령관은 군대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유일적 지휘를 보장하는 북한 군 최고의 직책으로 전시 또는 평시 모두 정규군에 대한 지휘권이 있으며, 전시 및 동원령을 선포하고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유사시에는 권한이 확대되어 전당·전군·전민을 통제할 수 있는 초법적 권한을 가지게 되는 실제적인 군 최고의 집행기구이다.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을 맡고 있으며 현재 계급은 원수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모두 '공화국 대원수'의 칭호를 부여받았다. 

 

사열받는 김정은의 모습과 함께 표기된 공식 직함 세 가지. 출처: 북한 외국문출판사, 「국가방위력 강화를 위하여」

 

(2). 총정치국 

 

우리나라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군의 정치 개입을 엄격히 금지하는 것과 달리 사회주의권 국가에서는 군과 정치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하여 군 조직 내에 정치를 담당하는 따로 부서가 있고, 정치장교가 배속이 되는데 북한의 총정치국은  그 역할을 하는 기구라고 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은 북한 헌법 6장 제50조 '조선인민군 각급 단위에는 정치기관을 조직한다'는 규정과 52조 '조선인민군안의 각급 당조직들과 정치기관들은 조선로동당규약과 조선인민군 당정치사업지도서에 따라 사업한다'는 규정에 근거하여 조선노동당의 통제를 받는다. 이러한 차원에서 총정치국은 군 통제를 위한 군 내 당 조직과 정치사업을 관장하는 당의 집행기구이다. 

 

총정치국은 군의 당 정치사업, 군 간부 선발, 군사작전 명령서에 대한 당적 통제 등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통제를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역할을 하는 군 내부의 당 기관으로 핵심 부서이다. 총정치국은 군당조직 집행기관으로 당의 결정을 심의하는 기구인 인민군당위원회의 직접적 운영기관이며,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당 군사부 및 당 조직지도부로부터 당적 지도를 받아 군을 지도하는 정치 지도적 영역을 통솔한다. 

 

김수길 총정치국장(계급 대장). 출처: 서울신문

(3). 총참모부

 

우리나라의 합동참모본부와 유사한 조선인민군의 총참모부는 최고사령관의 군령권을 실제 집행, 당의 철저한 지도 아래 북한 무력 전반을 총지휘하는 군 최고 군사집행기관이다. 육·해·공군의 군사전략 및 군사작전의 종합계획을 지휘, 관리, 통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총참모부 산하에는 10개의 정규 군단, 2개의 기계화 군단, 91수도방어군단, 11군단, 1개의 기갑 사단, 4개의 기보 사단, 포병 사단, 해군사령부,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부, 전략군 등이 있다. 총참모부는 각급 부대와 훈련소, 각 군 사령부의 전·평시 작전 및 훈련계획을 수립해 집행하고, 매년 발령되는 최고사령관 명령 작성에 참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산하 부대들을 지휘·통솔하고 있다.

 

인민군 무력은 국방상이 아닌 총참모장 예하에 각 군종/병종별 부대가 편제된 통합군 체제로서, 인민군의 모든 정치/군사 제대 및 부서들은 군사적으로는 총참모부의 명령과 지시에 복종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당 정치사업, 보위사업, 간부사업 등에 대해서만은 총참모부라 할지라도 전혀 간섭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총정치국과 보위사령부 등 해당 전담기구에서 관련 사업을 독자적으로 시행한다.

 

북한의 주요 군단급 부대 배치 현황. 출처: 중앙일보

 

박정천 총참모장(계급 원수). 출처: 위키백과

(4). 국방성(구 인민무력성) 

 

국방성은 대외적으로 군을 대표하며 군 관련 대외업무와 군수 및 재정 등 군 행정 기능을 수행한다. 국방성은 현재 군을 대표하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군사지휘기구도 상 총정치국, 총참모부와 수평관계에 있지만 그 역할은 제한된 군정권 행사에 그치고 있다. 총정치국이 군의 당 조직과 정치사업 관장, 군 인사권을 담당하면서 실질적인 군정권을 행사한다면, 국방성은 군인들의 식품, 의류, 유류, 의료 등을 공급하는 후방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방성의 산하 핵심부서는 후방총국이다. 군 조직 중 유일하게 국무위원회 직속으로 국무위원회의 지도를 받는다.

 

지난 11월 국가정보원에 의해 인민무력성이라는 명칭이 국방성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는 북한이 군사력의 방어적 사용정상국가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고 할 수 있다. 

 

김정관 국방상(계급 대장). 출처: 위키백과

(5). 호위사령부 

 

호위사령부는 반체제 쿠테타 진압, 최고지도자 및 가족들의 신변보호, 숙소 경계와 관리 등 경호를 담당하는 기구로 우리나라의 대통령경호처와 수도방위사령부의 기능을 합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최고지도자와 관련해 의심스러운 인물들에 대한 뒷조사도 하고 있다. 특히 호위사령부는 정권위해 요소들을 사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정권 보위조직인 국가안전보위성/사회안전성 등 핵심기관에 군부 엘리트들을 배치해 조직의 동태뿐만 아니라 권력기관들이 최고지도자의 지침대로 업무를 수행하는지 업무 내용까지도 감시하고 있다.

 

호위사령부 경호부대의 경호를 받는 김정은의 모습. 출처: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곽창식 호위사령관(계급 상장). 출처: 연합뉴스

(6). 보위국 

 

보위국은 군 내의 모든 군사범죄활동에 대한 수사, 예심, 처형 등을 담당하며, 간첩과 반체제 활동 관련자를 색출하여 처벌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한다. 국가안전보위성, 사회안전성과 함께 북한의 3대 정보/사찰기관 중의 하나이며, 군을 정치적으로 감시하는 기구이다. 

 

북한군의 모든 부대에는 보위군관 또는 이들의 비밀 정보원이 활동하고 있다. 군단과 사단 보위부의 경우 군단장과 사단장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며, 특히 반체제 활동에 대해 중점적으로 내사한다. 보위국은 이와 같이 각 군 본부에서 말단 부대까지 요원이 파견돼 있으며 다른 정보조직과는 별개로 최고지도자에게 직접 군부 핵심인물 동향과 관련정보를 보고하게 되어있다. 보위국은 군대 안에 조직된 독립적인 방첩반탐기관으로서 임무수행 방법에 있어서도 총정치국과 달리 비공개적이고 비밀스러운 방식으로 군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다. 현 보위국장은 조경철이며 계급은 인민군 대장이다. 

 

※ 북한의 4대 군사노선 

 

북한의 4대 군사노선은 1962년 조선노동당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일성이 주체사상에 입각한 '국방에서의 자위'를 표방하면서 제시한 것으로 아래와 같다.

 

  ① 전군의 간부화 : 전체 인민군 군인들을 정치사상적으로, 군사기술적으로 단련시켜 유사시 전사부터 장령까지 모두 한 등급 이상의 높은 직무를 담당 및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 

  ② 전군의 현대화 : 인민군을 현대전의 요구에 맞게 현대적 무기와 전투기술로 튼튼히 무장하여 최신 군사과학과 군사기술을 빠르게 발전 

  ③ 전민의 무장화 : 전체 인민을 하나의 전투 대오로 만들어 인민 자신의 힘으로 침략자를 소멸할 수 있게 준비. 나라의 방위문제를 인민대중 자신의 사업으로 전환시키는 혁명적 방침 

  ④ 전국의 요새화 : 전국 방방곡곡에 광대한 방위시설을 구축하여 철벽의 군사 요새로 건설 

 

 

※ 북한의 군사 계급 체계

 

북한 군사 계급. 출처: 통일교육원, 「2020 북한이해」

 

※ 남한과 북한의 전력 비교

 

남북한 군사력 비교. 출처: 통일교육원, 「2020 북한이해」

 

※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북한 탄도미사일의 종류와 사거리. 출처: 국방부, 「2018 국방백서」

 


참고문헌 

국가정보원. (2019). 「북한법령집. 상」. 

국방부. (2018). 「2018 국방백서」. 

통일교육원. (2020). 「2020 북한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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