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은 북한헤럴드 편집진 전원이 참여한 포스팅입니다.

 

오늘은

로동신문 12월 25일자

'고전적 로작'에 관한

기사를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해가 끝나가면서 올해 10월에 시작되었던 80일 전투가 끝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이번 12월 25일자 기사는

80일 전투가 막바지에 다다른 이때

김정은이 발표했던 '백두혁명전통교양의 강화와 관련한 로작'들을 강조하며,

혁명 교육사상의 근간인 백두 혁명전통을 계승하여 80일 전투의 막바지로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기사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용어에 대해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많은분들에게 ‘로작’은 생소한 단어일 것이다.

 

한국에서 노작(勞作)은 ‘힘들여서 지은 저작이나 작품’을 뜻하지만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의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로작(勞作): '로동계급의 혁명이론 발전에서 커다란 리론 실전적 의의를 가지는 고전적 저서를 이르는 말'

 

 

과거 노동신문의 용례를 살펴보면 주로 사회주의 지도자 명의의 문헌을 지칭할 때 사용되었으며 

보고, 연설, 담화, 명령, 지시 등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 북한에서는 유일지배사상으로 인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명의의 문헌에 국한하여 ‘로작’으로 호칭하고 있다.

 

 

'백두의 칼바람정신'을 주제로 한 선전화, 출처: 노동신문

기사에선

김정은 고전적 로작으로

2014년 10월 발표작인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정신으로 살며 투쟁하자>와

(항일혁명투쟁사를 집대성한 것으로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답사 중요성 강조 내용)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답사를 통한 혁명전통교양의 된바람을 일으킬데 대하여>이

(혁명전통교양을 강화하기 위한 사상교양의 대강령에 관한 내용)

언급되고 있다.

 


기사 도입부에서

김정은의 ‘백두의 혁명전통’ 언급을 제시하는데,

이는 이번에 처음으로 등장한 어구가 아니다.

예컨대 2014년에는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정신’을 내세웠고

2016년에는 ‘백두산 영웅청년정신’을 발표했다.

2019년 12월에 발표된 사설에서 ‘백두의 혁명전통’을 강조했고

1년이 지난 지금도 ‘백두의 혁명전통’이 언급된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혁명전통'이라는 단어는 모두 27번이나 사용되었으며,

'백두의'라는 수식어는 18번,

그리고 전통의 전수를 정당화하는 단어 '피줄기'는 5번이나 사용되었다.

 

즉, 김일성 일가의 대를 이은 세습통치를 정당화하는 문구로 해석할 수 있다.

 

출처: 연합뉴스

 

 

다음으로

기사에서는 혁명전통교양의 장소로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마두산 혁명전적지, 조선혁명박물관을 소개하고 있다.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북한은 백두산을 김일성일가의 상징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북한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주입시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답사행군을 실시한다.

학생들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답사지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혁명전적지와 혁명사적지로 정해지는데,

여러 답사지 중 북한 대학생 전원을 참여 대상으로 하는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행군이 제일 중요하다고 평가된다고 한다. 

답사행군, 출처: 조선중앙통신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는 양강도 백두산 일대에 흩터져 있다.

 

백두산 해발 2,162m에는

김일성이 이끌던 항일무장사령부

김정일이 태어났다고 거짓선전하는 백두밀영,(실제로 러시아에서 태어남)

그리고 100톤이 넘는 화강암에 정일봉이라고 세겨진 장소 등이 있다.

 

 

즉, 북한은 소위 ‘백두혈통’으로 이어지는 권력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백두산 일대를 일종의 유일사상 주입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백두밀영, 정일봉
삼지연 김일성 동상 주변

 

 

 

 

 

 

마두산 혁명전적지

기사에서 ‘마두산 혁명전적지’와 담화<구호문헌은 우리 혁명의 귀중한 만년재보이다>를 함께 언급하고 있다.

 

 

마두산혁명전적지는

북한이 김일성 항일투쟁을 선전하는 곳으로

‘김일성이 국내진공 작전을 위해 평안남도 안주지구에 만든 항일 근거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곳의 재미있는 점은

'구호문헌'이라 불리는 것을 보관,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구호문헌은 "죽어도 혁명신념 버리지 말라"는 등의 구호로 쓰이는 문장들을 나무, 돌에 새긴 것이다.

 

출처: 조선의 오늘
구호문헌, 구호나무

한 고위탈북자에 의하면, 

이 구호나무들이 북한 곳곳에 많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90년대이고,

고난의 행군으로 인한 주민들의 사상동요를 우려하여

이러한 나무들을 통해 항일 혁명 투사들이 지녔던 수령에 대한 충실함을 배우자고 강조를 했다고 한다.

 

 

 

 

조선혁명박물관

조선혁명박물관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적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혁명 역사와 혁명업적에 관련된 자료들을 통하여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

 

1948년 8월 1일

'국립민족해방투쟁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고,

지금 건물은 1972년 4월 24일 개관할 때 지은 것이다.

개관날짜는 4월 25일로

김일성 탄생 60돌을 기념하는 의미였다고 한다.

 

2017년 3월 30일 개보수 작업을 거쳐 재개관하였다.

출처: 조선의오늘

조선혁명박물관 건물 앞에는 만수대대기념비가 서있다.

 

 

 


북한은 현재 코로나19, 대북제재수해피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난관속에서

내년에 있을 제8차 당대회를 위해 전력투구 중이기에,

주민들을 동요를 막고자는 의미에서 사상적 교양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방역등급을 초특급으로 상향시켜 이동을 통제하고 있는 와중에도

11월 1일부터 한달동안 군인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백두산 답사행군을 강행한 바를 통해

북한에서 사상교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들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북한 주민들 사이에 사상적 이완 현상을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3중고 시기 북한주민들의 사상적 동요를 막기위해

각종 선전물들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요약해 볼 수 있겠다.

 

[참고문헌

문성휘, (2014). "특집: 논란의 마두산 혁명전적지(1)-어떤 곳?", 자유아시아방송, 12월 30일
문성휘, (2014). "특집: 논란의 마두산 혁명전적지(2)-날조된 역사", 자유아시아방송, 12월 30일
문성휘, (2014). "특집: 논란의 마두산 혁명전적지(3)-우상화 선전", 자유아시아방송, 12월 30일

안윤석, (2014). "북한이 선전하는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는?", CBS노컷뉴스, 12월 31일

오중석 외 1명, (2019). "북, 조선노동당에 ‘백두의 혁명전통 교양’ 지시", 자유조선아시아방송, 12월28일

데일리NK, (2014) "김정은, 김일성 혁명전적지 찾아 '혁명교양' 강조", 12월 28일

국가홍보처, (2001). "(북한상식)북한에서의 「로작(勞作)」의 의미",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네이버 지식백과 '조선혁명박물관', '로작' 12월 30일

:: CONTENTS ::

 

1. 정론 「인민의 목소리 - 우리 원수님!」

2. 북한 우상화의 근거

3. 북한의 우상화

4. 북한 우상화의 목표

5. 타국에서의 정치적 우상화

 


정론

「인민의 목소리 - 우리 원수님!」

 

북한은 최근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11일 18일 1면에 전면으로 실은

'인민의 목소리 - 우리 원수님!'이라는 제목의

정론 형식의 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주민들이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라며

'김정은 조선'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정은이 지난달 10월 열병식 연설에서 울먹이며

'인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던 모습과

더 이상 김일성, 김정일의 후광에 기대지 않는 모습

특별히 부각됐다

 

더불어 정론에서 수해복구,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펼쳐 온 노력 등을 거론하고

'이것이 뜻으로 한 모습이 되고

정으로 한 핏줄이 된 위대한 김정은 조선의

일심단결의 위력'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조선'이라는 표현이 북한 공식 매체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3년 7월이다

이후 간간이 등장했는데,

특히 2016년의 경우 핵 수소탄 첫 시험,

광명성-4호 발사 등 핵 개발과 관련 축하 연설, 글에서

김일성, 김정일과 함께 등장한다

 

이때까지 '김정은 조선'은

'김일성과 김정일로부터 물려받은 나라'라는 뜻이었다

'김정은 조선' 표현을 쓰기엔 아직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던 것이 지난 달 열병식을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어

더 이상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로부터

물려받은 조선'이 아니라

할아버지, 아버지가 없다고 해도 '김정은 조선'이 됐다

 

이는

앞으로 '김정은 조선'이라는 표현을 더 자주 사용하는 등

김정은 우상화를 본격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임을시사하는 대목이다

 

북한은 더 이상 김일성-김정일의 조선이 아니라

'인민을 한없이 사랑하는 김정은만의 조선'으로

바뀔 전망이다

 

정론은 김정은이 집권 이데올로기로 삼고 있는

'인민대중제일주의'가 바로

'김정은 조선'의 근간이라고 공식화했다

인민대중제일주의는 김정은이 3대 세습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한 것으로,

세습이 가능했던 것은

김정은이 인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이지

김일성의 손자, 김정일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당 과제로 김정은 우상화가 결정됐고

선전선동부가 이를 앞장서서 집행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김정은에 관한 책들이 여러 권 나온 것도

그 일환이라고 했다

올해 개정 발간된 김정일에 대한 책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 략력'에는

김정일 말년인 2009년에 진행된 150일 전투와

100일 전투를 김정은이 주도해

경제강국건설에 비약과 혁신을 가져왔다는

대목이 새로 실렸다

 

2009년이면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하기

전이었는데도, 당원들과 인민들이

김정은의 위인상과 업적의 위대성에 매혹됐다는 것이다

 

한편 11월 20일 《노동신문》은 '축지법의 비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실 사람이 있다가 없어지고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며 땅을 주름잡아 다닐 수는 없는 것"이라며

"우리가 항일무장투쟁 시기에 발톱까지 무장한

강도 일제와 싸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인민대중의 적극적인 지지와

방조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김일성이 항일유격대 시절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이른바 축지법으로

일본군을 무찔러왔다고 선전해왔고

이는 북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북한이 최고 존엄이었던 김일성의 축지법을

부정하고 나선 것은

비현실적인 신비화 전략이 북한 주민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작년 3월

전국 당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며

과도한 우상화를 자제하라고 지시한 것에서도

이 같은 기류를 읽을 수 있다


북한 우상화의 근거

 

[ 북한의 정치적 특징 ]

 

북한체제는 당-군-국가체계 위에 구심점으로서

최고지도자(수령)가 군림하는

'수령' 중심의 절대적인 1인 통치구조이다

 

북한에서 수령은 영도의 핵이며,

당은 수령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조직으로

북한은 수령의 유일적 영도 아래 통치되는

전체주의적인 지배체제이다

 

수령중심의 체제논리는 1974년 발표한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 원칙'과

1982년 김정일이 발표한 논문

'주체사상에 대하여'에서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즉, 수령의 사상과 영도를 따라 수령, 당, 대중이

일심동체가 될 때 공고한 혁명의 주체가 되며,

수령의 유일적 영도에 따라

조직적 전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사회주의적 생명체론 ]

 

북한은 수령 유일의 독재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회주의적 생명체론'을 제시하고 있다

수령은 단결과 영도를 중심으로서

당의 '최고령도자'임과 동시에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최고 뇌수'로 규정된다

 

북한은 '사회정치적 생명체'를

"인민대중이 혁명의 자주적 주체로 되기 위해

당의 령도 밑에 수령을 중심으로 하여

조직사상적으로 결속됨으로써 영생하는

생명력을 지닌 생명체"라고 주장한다

 

북한에서 수령은 전당의 조직적 의사의 체현자이며,

'당의 최고령도자'로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생명활동을 통일적으로

조직하고 지휘하는 령도의 유일 중심"이라 하여

절대적 지위와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 사회주의 대가정론 ]

 

북한의 사회체제는

집단주의 원칙에 의한 전체주의 사회이며

수령을 어버이로 하는 '사회주의 대가정체제'이다

 

북한의 사회주의 대가정체제의 특징은

다른 사회주의 체제와 다르게

수령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과 숭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작용되고 있다

 

북한에는 두 개의 가정이 존재하고 있으며,

하나는 혈육들로 구성되는 보통의 가정과

다른 하나는 수령을 어버이로 하는 '사회주의 대가정'이다

 

사회주의 대가정의 가족 구성원인 북한 주민들은

보통의 가정에서 자녀들이 부모를 섬기듯

어버이인 수령에게 충성과 효성을 다해야 하는 것으로

교육받고 있다

 

유교적 관습과 전통이 비교적 많이 남아있는 북한에서

사회주의 대가정론은

"수령, 당, 인민대중을 하나로 묶는

가장 확실한 결합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 백두혈통 ]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3대 세습이 이어지고 있는 혈통을 말한다

1971년 6월 사로청 제6차 대회에서 행한

김일성의 연설에서 비롯했으며,

김일성은 연설을 통해 후계문제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당시 김일성은 청년들은 대를 이어

혁명을 계속해야 한다는 연설에서

자라나는 새 세대들이 혁명을 계속해야만

혁명의 대를 이어나갈 수 있으며,

우리의 성스러운 혁명위업을 완수할 수 있다고 언급해

김정일의 등장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김일성 사후에도 북한은 대를 잇는 혁명의 계승을

지속적으로 강조했으며,

혁명적 전통의 계승은 주체의 혈통론으로 이어졌다

북한의 혈통론에 따르면

당은 수령에 의해 마련된 혈통을 계승해 나가면서

수령의 당을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을 강조하기 위한 논리로,

수령 혈통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혈통론을 통해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수령과 당의 지시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규율을 강요하고, 이를 통해 체제 안정

도모하는 것이다

 

김정은의 혈통과 관련해 일부는 생모 고용희가

북한에서 하위계층으로 분류되는 재일교포이기 때문에,

김정은을 순수 백두혈통으로 취급하지 않기도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정통 백두혈통은

김일성-김정일-김정남으로 이어지고,

김정남이 죽은 이후에는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정통 후계자가 된다

 

그러나 김정남은 김정일이 유부녀였던 성혜림과

불륜으로 낳은 사생아이기 때문에

역시 혈통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김한솔 역시

김정남과 동거녀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므로

김정은 또한 혈통적 계승권에서 밀리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김정은의 형인 김정남이

그나마 종법제상 김정은보다 계승서열이 높다

하지만 조선로동당 간부 교육에서

현재 생존한 인물 중 김정은과 김여정만을

백두혈통으로 인정하고

김정철은 인정하지 않는다

 

김평일, 김영주, 김정남처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직계가 아닌

김일성 일족은 곁가지로 불리며 경원시된다

친척들 역시 권력투쟁에서 지면 숙청되는데,

김정은의 고모부였던 장성택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정일 때까지는 곁가지라도 백두혈통은 죽이지 않는다는

나름의 불문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2017년 김정남이 암살된 것으로 추정돼

그런 불문율 역시 깨지게 되었다

 

 

[ 주체사상 ]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외부세력인 소련과 중국은

1958년 공산권의 헤게모니를 놓고 충돌하면서,

북한에서는 김일성 단일 체제 수립만 더 강화됐다 

 

김일성은 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협상을 벌이며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데 성공한다

권력을 잡은 김일성은 우상화 과정에서

주체사상을 처음 등장시키는데,

중국과 소련 등 외세의 영향력 대신 우리의 관점으로

주체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민족주의적 사상이었다

 

1970년대 들어서자 주체사상은 '당의 유일한 이념'이자

'혁명과 건설의 지도적 지침'으로 표방되기 시작했다

1970년 제5차 당 대회에서 주체사상을

당의 공식이념으로 채택했고

1972년 제정된 「사회주의 헌법」에서는

주체사상을 공식 이데올로기로 규정했다

 

이후 주체사상은 1980년 제6차 당 대회에서 

노동당 규약 개정을 통해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대신해

유일한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게 됐다

 

1980년 김정일은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후

주체사상에 대한 해석권을 독점하며

주체사상의 이론적 체계화를 모색했다

 

주체사상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비판

주체사상을 비롯한 북한식 사회주의 이념이

사실상 개인의 권력 독점을 위한 1인 지배체제의

강화와 우상화를 위한 도구로 활용됐다는 것이다

주체사상을 통해 수령과 인민의 관계를

사실상 주종관계로 규정함에 따라

인민을 수령의 지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복종해야하는

수동적 객체로 전락시켰다

 

또한 주체사상은 북한에 자주적이고 자립적인

정치 경제체제를 수립하는 데 기여하기보다는

오히려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심각한 경제난을 불러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됐다

 


북한의 우상화

 

우상화(cult of personality)는

국부와 영웅주의에 심취해 종교적인 행위로

'신처럼 사람과 사물을 숭배하는 것'이다

존경받을 이유가 있으면 '우상화'라고 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부정적으로 사용된다

 

 

[ 지도자에 대한 우상화 ]

 

지도자의 이름은 볼드체로 강조하거나

좀 더 크게 적어야 한다

예를 들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아니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다

북한 유니코드에는 아예 이들의 이름을

특수문자로 넣어서 치면 자동으로

볼드로 변환되게끔 했다

국제 유니코드에 등록을 신청했으나 거절됐고,

외국 프로그램으로 북한 논문 등을 열어보면

지도자 이름이 □□의 형태로 깨져서 보이지 않는다

 

집에 불이 나면 그 무엇보다

지도자의 초상을 먼저 챙겨야 한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

발가락 하나라도 잘리면 안 된다

 

글을 쓸 때 지도자의 이름이 나오는 부분에서

줄바꿈을 하면 안 된다

북한에서는 자동으로 지도자의 이름은

문장의 맨 앞으로 배열된다

 

사람의 이름을 지을 때 지도자의 이름 또는

그와 유사한 이름은 사용할 수 없다

또한 김일성의 원래 이름인 '성주',

김정일의 옛 이름인 '유라'도 안 된다

예전에 태어나서 이미 이름을 그렇게 정한 사람은

이름을 바꿔야 한다

 

아기가 지도자의 생일에 태어나면

생일을 바꿔야 하며,

지도자가 죽은 날 태어난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지도자 사진과 체제 선전물은 관리를 잘해야 한다

먼지가 쌓인다거나 잉크가 살짝이라도 튀면 안 된다

지도자 사진이 들어간 신문이나 책을

깔고 앉는다거나 찢고 구기는 것도 금지됐다

 

당의 유일적 령도체계확립의 10대 원칙 등

지도자가 명시한 교리

국립대학에서 매일 시험 본다

토씨 하나라도 틀려서는 안 된다

 

세계에서 지도자 동상이 가장 많은 나라로,

동상 주변에 감시카메라가 아주 많은 편이다

 

금수산태양궁전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체를 미라화해 보존하고 있으며,

이곳은 북한의 국가적 성지로 취급된다

1873년 처음 착공됐으며,

2층에는 1994년 사망한 김일성,

1층에는 2011년에 사망한 김정일의 미라가 있다

평양순안국제공항 청사보다 규모가 큰

북한 최대 규모의 건축물이다

김일성은 생전 대성단혁명렬사릉에

자신을 묻어달라고 누누이 말했지만

김정일은 권력 이양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곳에 사체를 안치했다

매년 1월 1일 자정이 되면 김정일-김정은과

수뇌부 핵심 인사들이 이곳에 모여 참배를 하고,

친북 성향의 국가 지도자들이 방북했을 때에도

이곳에서 참배한다

 

평양의 웬만한 공원에는

투명 플라스틱으로 덮인 벤치가 있다

'수령님께서 앉으셨던 의자'라서

길이 보존해야 한다고 한다

벤치뿐 아니라 현장지도 때 몸을 기댄 나무에도

강화 플라스틱 덮개를 씌운다

현장지도로 방문한 일반 가정은

집의 안팎으로 붉은 바탕에 금색 글씨로 현판이 달린다

 

김일성-김정숙-김정일-김정은에 관한

우상화 교과서가 있다

공산주의 이념과 목표에 따라 계급의식을 가르치고,

사회와 인민의 이익, 당과 혁명의 이익을 위해

헌신할 것을 가르친다

북한에서 그 어떤 교과목들보다도 우선시하고

제일 중요하게 교육하는 과목들로,

보육원 때부터 평생 동안 이 모든 내용을 외우게 한다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아무리 다른 과목 성적이 좋아도

이 '혁명력사'를 모르면 대학 입학 자체가

아예 불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 김일성 이전 ]

 

김보현은 김일성의 할아버지로,

대한제국의 하급 관료였다

관료 생활을 했고 지주였으므로

북한의 시선에서는 봉건통치배의 앞잡이이자 지주로,

반동분자로 취급돼야 한다

그러나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면서까지 우상화했고

김보현대학을 설립하고

만경대 묘지에 그의 반신상을 설치했다

 

김형직은 김일성의 아버지로,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다

극우 반공주의 성향을 띄었으며,

향년 31세로 공산주의 집단에게 피살됐다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아내와 함께

'민족해방운동의 탁월한 지도자'로 추앙됐다

평양사범대학을 김형직사범대학으로,

평안북도 후창군을 김형직군으로 개칭했으며

김형직군의대학 등을 설립했다

사후 평양시 강동군, 평안북도 삭주군,

자강도 중간군 등에 동상을 건립했으며

만경대 묘지에 강반석과 함께 반신상이 설치됐다

 

강반석은 김일성의 어머니로,

일제강점기의 사회운동가이다

북한에서는 조선의 어머니로 추앙받으며,

1960년대 조선민주여성동맹의 주도로

'강반석 여사 따라배우기 운동'이 실시됐다

전국에 동상이 건립되었고

강반석혁명학원처럼 학교나 탁아소에 이름이 붙었다

 

김형권은 김형직의 동생이자 김일성의 숙부로,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다

군자금을 모으다 발각돼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다 3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가 활동하다 붙잡힌 함경남도 풍산군을

김형권군으로 개칭하고

평양에 있는 대성산혁명렬사릉에 우상화 묘지도 설치했다

 

 

 

[ 김일성, 김정숙 ]

 

김일성을 칭할 때에는 이름 앞에

최상의 수식어와 경어를 붙여야 한다

1960년대 앞에 붙는 경칭과 찬양의 수사가

180여 자에 달하기도 했다

'어버이 수령'에서 '김일성 그이는 한울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신문, 잡지, 교과서, 학술서적 등 모든 출판물

반드시 김일성 교시로부터 시작해 내용이 서술된다

헌법, 노동법, 토지법, 교육테제 등 모든 법령

김일성의 저작품으로 돼있다

 

김일성의 공식 초상화를 '태양상'이라고 하며

영생의 상징으로 본다

'영원한 수령'이라고 부르며

김일성의 이미지를 화석화시키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1988년 9월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제1차 회의에서는 김일성을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라고

추켜세우면서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하고

북한 사회주의 헌법을 '김일성 헌법'이라고 개칭했다

 

한글을 김일성이 완성했다고 가르친다

역사시간에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조하다 그만 눈이 멀었다.

그래서 우리 우리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가

한글을 완성했다'라고 배운다고 한다

북한에는 한글날이 없다

 

김일성의 생일(태양절, 4월 15일)이 되면

외국 예술인 초청 공연, 김일성화 전시,

체육 경기 등 대규모 축하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4월 말까지 진행된다

 

김정숙은 김일성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생모이다

김경희를 낳다가 과다출혈로 31세에 요절했다

김정일이 김평일을 밀어내고 후계 입지를 다지면서

'백두여장군' 칭호를 받았다

김정일 공식 집권 이후

김일성-김정숙-김정일을 '백두산 3대 장군'으로 칭하고

김정은 집권 후 넷을 '백두산절세위인'으로 칭한다

량강도 신파군이 김정숙군으로 개칭됐다

 

 

[ 김정일 ]

 

고기겹빵(햄버거)를 발명했다고 한다

'나라 살림이 어려워도 새 세대는 튼튼하게 키우고 싶다'며

'돈이 얼마든지 들어도 좋다'며

고기겹빵 공장을 건설시켰다고 한다

 

김정일이 태어날 때 하늘에 밝은 별이 빛났으며,

계절이 갑자기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며

무지개가 나타났다고 한다

1942년 2월 백두산 밀영의 통나무집에서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것이 북한의 공식기록인데,

이는 김일성이 동북항일연구에서 활동할 당시

머물던 러시아 하바롭스크의 게릴라 캠프에서

태어났다는 설(1941년 2월)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노동신문》에서 김정일이 관심을 가지고 즐겨 입었던

카키색 집업 상의와 바지의 패션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패션 아이콘이 됐다고 보도했다

 

국영 매체는 김정일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정치인이라 보도했다

김정일의 생일이 되면 세계에서

그에 관한 영화를 상영하거나

축제를 열어 그를 축하한다고 했다

 

평양방송은 '김정일이 골프 18홀 정규코스에서

38 언더파를 기록했다'고 전하며

그를 타고난 골프 천재라고 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가 골프를 처음 쳐보고

이와 같은 기록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에 의해 2012년 4월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5차 회의에서

북한 헌법을 '김일성-김정일 헌법'으로 채택했다

 

2020년 10월 10일 열병식에서

김정일군사정치대학

처음 등장했다김일성군사종합대학과는 달리

연대장 또는 그 이상의 소수 고위급 군사 장교를

키우는 교육 시설로 추정된다

 

 

[ 김정은 ]

 

2020년 10월,

415문학창작단에서 김정은의 업적을 소재로 하는

첫 장편소설을 내놓았다

소설 『부흥』은 김정은의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처럼 김정은을 소재로 하는 첫 장편소설을 내놓은 것도

최고지도자의 정통성과 입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북제재, 코로나19, 수해 등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김정은의 활약을 부각하며

내부 결속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김정은의 이름을 딴 대학이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수많은 국방과학기술 인재들을 배출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종대에 이어

조선인민군, 사회안전군 각급 군사학교 종대가

보무 당당히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그간 김일성종합대학,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김일성정치대학, 김정일정치군사대학 등은 있었지만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이라는 명칭이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은 2012년 집권 이후 줄곧 핵 개발과

ICBM, SLBM 개발 등 국방과학기술 분야

큰 관심을 기울여 왔는데,이 같은 관심사가 반영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대학이 과거 사이버전을 대비해

평양 교외에 설립한 미림국방대학을

종합대학으로 확대ㆍ개편한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 방송도 이 대학에 대해

'수많은 국방과학기술 인재들을 배출한 대학'이라고

소개해 이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열병식 이후 김정숙해군대학, 김책공군대학,

김형직군의대학, 김철주종합군관대학 등

군 관련 대학의 명칭에서

김씨 일가와 유명 빨치산 이름을 모두 떼어냈다

'백두혈통'에 해당하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제외한 인물의 이름을 떼어내면서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우상화의 목표

 

수령과 인민의 관계를 사실상 주종관계로 규정함에 따라

인민을 수령의 지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복종해야 하는 수동적 객체로 전락시켰다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규율을 강요함으로써

체제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김일성은 주체사상과 백두혈통을 통해

우상화를 공고히 했고

김정일은 김일성의 권위를 빌어

자신의 통치 기반을 확대했다

 

김정은은 집권 초기 김일성-김정일의 권위를 빌었으나

열병식을 계기로 후광에 기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꾸준히 우상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우상화뿐 아니라 위기 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고 존엄이었던 김 주석의 축지법을

부정하고 나선 것은

비현실적인 신비화 전략이 북한 주민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자각한 것으로 보인다

 


타국에서의 정치적 우상화

 

[ 대한민국 ]

 

이승만은 김일성의 우상화를 보고 김일성 동상보다

더 큰 동상을 서울 시내에 세웠고

본인의 생일날 국민들은 무조건 축하하게 하고

그의 찬가를 불러야만 했다

서울시 이름을 새로 짓는 문제를 두고

'우남'이라는 이승만의 호로 짓게 하자는 의견에

긍정적이었으나

국어 학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전두환은 일명 땡전뉴스라는 찬양보도를 강요했는데,

특히 전두환 시기에는 온갖 보도지침과

전두환 우상화가 횡행했다

전두환이 집권을 하기 직전인 1980년 8월 23일에는

조선일보가 '인간 전두환 - 육사의 혼이 키워낸

신념과 의지의 행동'이라는 특집 기사를 쓰기도 했다

 

 

[ 러시아 ]

 

블라디미르 레닌이오시프 스탈린에 대한

우상화가 이뤄졌다

 

특히 스탈린 집권기에는 북한 수준으로

우상화가 절정을 이뤘지만

스탈린 사후 격하운동이 일어나면서 점차 약해졌다

 

 

[ 중국 ]

 

마오쩌둥은 스스로를 우상화하기 위해

'위대한 지도자 마오주석'이라고 칭하고

'위대한 지도자이며 최고의 군사령관이고

위대한 선생님이자 위대한 조타수'라고 일컬었다

중국 각지에는 지도자들의 동상이 여러 개 있었으나

1981년 이후 전부 파괴됐고

1990년대부터 개혁개방의 무드로 접어들면서

점차 사라졌다

 

후계자인 화궈펑도 

'뛰어난 지도자 화주석'이라며 스스로를 우상화했다

 

시진핑 집권 이후 시진핑을 찬양하는

우상화 움직임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겉으로는 개인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찬양 움직임 뒤에서는 관영매체들이

은근히 조장하고 있다고 한다

 


[ 참고문헌 ]

 

강영진, (2020). “김정은 우상화 본격화됐다”, 뉴시스, 11월 19일.

김성완, (2020). “北노동신문에 ‘김정은 조선’ 표현 등장… 본격 우상화 시사”, 천지일보, 11월 18일.

김형수, (2020). “북한 3대 세습이 흑망(3) 김정일, 삼촌 김영주를 숙청한 이유”, 리버티코리아포스트, 11월 17일.

연합뉴스, (2020). “북한, 김정은 소재 첫 장편소설 ‘부흥’ 내놔… 교육정책 우상화”, 10월 23일.

연합뉴스, (2020). “북한서 ‘김정은’ 이름 딴 대학 첫 등장ㆍ 국방과학기술 인재 육성”, 10월 14일.

정승임, (2020). “북한, 김일성 우상화에 썼던 ‘축지법’ 돌연 부정한 이유는?”, 한국일보, 5월 20일.

한경닷컴, (2011). “美 매체가 꼽은 ‘김정일에 관한 황당스토리 5가지’”, 12월 21일.

 

나무위키, https://namu.wiki, ‘우상화’, ‘백두혈통’, ‘금수산태양궁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김형직’, ‘김형권’, ‘김정숙’, ‘김보현’, ‘강반석’ (접속일: 2020년 11월 22일).

통일부 북한정보포털, https://nkinfo.unikorea.go.kr (접속일: 2020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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