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북한헤럴드의 모든 에디터들이 참여한 글입니다.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7주기를 맞이해

《노동신문》의 국내 및 국제 기사,

사설, 정론이 모두 김정일을 기리는

기사로 가득했다

 

모두 갑자기 세상을 떠난 김정일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으며,

그의 생전 활동을 칭송한다

 

수많은 기사 중 가장 어조가 격양된 것으로

판단되는 기사를 두 개 추려서 분석했다


1. “태양의 력사는 영원하리라”

 

이번 기사는 김정일에 대한

그리움과 칭송으로 시작해

김정은이 선대의 유훈을 이어받아

이를 관철시키고 지도함으로써

자연스레 김정은의 업적 치하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 글에서 ‘태양의 력사’, ‘태양민족’이라는

어구가 나오는데,

이는 북한의 태양절과 연관이 있다

 

태양절(4월 15일)은 김일성의 생일로,

1962년 50살이 되는 해에

‘4ㆍ15명절’로 부르며 기념했으며

‘태양절’이라는 명칭이 붙게 된 것은

1997년 김일성의 3년상을 치른 후부터였다

 

김일성을 태양에 빗대고

4월 15일을 태양이 솟은 날이라는 의미에서

‘태양절’이라 명명했고

김일성을 태양 민족의 시조이며,

북한 주민들은 태양의 민족이라고 지칭한다

 

반면 김정일은 ‘광명성’으로 지칭됐는데,

이는 1992년 김일성이

김정일의 50세 생일(2월 16일)을 축하하면서

‘광명성찬가’를 지은 것에서 비롯됐다

 

김정일 사후 김정은은 김정일이 했던 것처럼

아버지의 생일을 ‘광명성절’로 제정하고

로켓과 인공위성 등에도 이 명칭을 붙이며

이를 강조해왔다

 

본 기사에서는 그 동안 광명성으로 묘사됐던

김정일을 ‘태양’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이는 김정은 시기에 들어 김일성과 김정일을

완전히 대등한 관계는 아니더라도

거의 동등한 위치의 지도자로 묶어

우상화하는 것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기사 초반부에 김정은은

김정일의 동상을 세우지 못한 것에 아쉬워했고,

마침내 만수대 언덕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을

세운 것에 대해 굉장한 감동을 받았음을

기술하고 있다

 

만수대 언덕은 평양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들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방북단을 초청하는 기관에서

평양에 도착한 날

첫날 가장 먼저 방문하게 하는 곳이

바로 만수대대기념비라고 한다

 

만수대언덕에 관련된 포스팅 ::

[2020년 12월] 김정일 사망 9주기 관련 북한 모습 :: 북한헤럴드 (tistory.com)

 

[2020년 12월] 김정일 사망 9주기 관련 북한 모습

지난 12월 17일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민족최대 추모의 날에 즈음하여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였다'는 제목으로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사진상 김정은의

thenorthkoreaherald.tistory.com

만수대대기념비의 한가운데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이 있다

1972년 4월 김일성의 탄생 60주년을 맞춰서

만수대 언덕에 최초로 동상이 세워졌고,

김정일 사후인 2012년 4월

김일성 동상의 우측에 김정일 동상이 세워졌다

 

북한 주민들은 북한의 특별한 날마다

참배를 하기도 한다

최근 김정일의 사망 9주기를 맞아

동상에 꽃바구니를 놓는 등

추모행위가 이어졌다.

 

동상은 우상화 수단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는데,

전국적으로 세워진 김일성의 동상만

2017년 기준 4만여 개였다고 하니

지금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도시를 계획하거나 특정지역에

특별 시설물을 건축할 시에

건축법상으로 중심부에 상징물을 세우도록

되어있는 규정에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

동상제작은 보통

북한 미술에 있어 최고의 집단으로 꼽히는

만수대창작사의 조각창작단이 전담한다

 

그리고 김정은의 집권 후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과

북한 주민들의 정신력을 높일 방법 모두

김정일의 유훈을 관철하여 한 것인데,

이는 김정은도 전대의 수령들을 존경해

그 경외심에서 정책들이 나오는 것이라며

주체사상이 깃든 김일성-김정일주의

더욱 공고히 하는 듯하다

 

결국 이 기사에서는

김정일의 업적을 기리며

우상화하려는 것보다는

김정은 또한 그 아버지의 아들이며

계속 우상으로 모심이 마땅하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따라서 기사의 초점은 김정은의

도덕의리’에 맞춰져 있다

‘도덕의리’라는 단어가 기사에서 4번이나 언급되면서

김정은이 있기에

김일성-김정일의 조선이 이어올 수 있었다며

김정은의 영도력을 높이고 있다

그리고 이는 ‘세상이 열백번 변한다고 해도

경애하는 원수님만을 굳게 믿고’라는 문구를 통해

김정은에 대한 충성으로 귀결됨을 알 수 있다

 

더불어 기사의 말미에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계시여

김일성민족, 김정일조선은 영원한 태양의 나라로

만방에 빛을 뿌릴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다시 김정은으로 인해

이 나라가 계속 이어오고 있음을 강조한다

 

후반에 언급되는 기념비적인 창조물들은

앞에서 말한

북한 곳곳에 세워져있는

여러 형태의 동상이며,

결국 북한의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은 김일성-김정일주의를 통해

부강번영을 할 수 있다는 당위성을 제공한다

 


 

2. “절세위인께 드리는 인류의 다함없는 경의”

 

이번 기사에서는

브라질, 나이지리아, 쿠웨이트 등에서

예전에 보내왔었던 선물을 언급하며

김정일이 생전에

외교관계에서도 업적을 쌓았음을 선전한다

 

이 선물들은 ‘국제친선전람관’에

전시된 것으로 보이며,

기사에서 ‘이 선물들을 보니 영생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언급이 나온다

 

일전에 ‘북한의 우상화’에서 언급했듯,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초상화를 태양상이라고 하고

이를 영생의 의미로 받아들이는데

사후 김정일도 영생의 의미로 추앙된 듯하다

이는 앞의 기사에서

김정일이 ‘태양’으로 지칭되는 것과

같은 원리로 보인다

 

기사에서는 ‘백두밀림의 수수하고

작은 귀틀집에서 태어났다’는 문장이 있으나,

김정일은 김일성이

항일빨치산 활동을 하던 시기에

연해주 하바롭스크의 한 오두막에서 태어났으며,

이 또한 우상화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주체사상국제연구소’가

선물을 보냈다는 부분인데,

이 연구소는 주체사상을 해외에도

널리 알리기 위한 해외 친북단체이다

 

주체는 사상이나 철학보다도

제국주의사상과 문화의 침투에 대한

민족주의적 대응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북한에 들어와서 혁명적 수령관,

사회정치적 생명체론과 같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사상으로 전락했다

 

연혁은 다음과 같다

1976년 9월에

마다가스카르에서 주체사상에 관한

‘국제과학토론회’가 조직됐으며,

1977년 9월에는 북한에서 국제토론회를 갖고

‘주체사상국제연구소 창립조직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1978년 4월 9일 일본 도쿄에서

‘주체사상국제연구소’가 창립됐다

 

조선중앙통신에 의하면

최근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일본 도쿄에서 토론회가 개최되는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2001년 통일뉴스에 따르면

도쿄의 주체사상국제연구소 이외에도

라틴아메리카지역(78.2. 코스타리카),

아시아지역(80.9. 인도),

아프리카제역(85.4. 시에라리온),

유럽(85.10.) 등 대륙별 연구소와

국가별 주체사상전국조직 수십여 개가 있으며,

현재까지도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에게 선물을 ‘올렸다’고 표현하면서

그 나라들이 김정일을 더 높이 보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듯하다

 

또한 예전에 사망한 이후

받았던 선물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국가들과의 친교 사실을 더욱 강조하고

세계 자주화 위업 수행에

김정일이 많이 기여했음을 알린다

 

한편,

김정일에 온전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본 기사는

앞선 기사의 분량에는 못 미친다

세계 170개의 나라에서 4만 여점의 선물을

올렸다고 하는데,

이러한 자랑스러운 사건에 대한 사진 한 점

첨부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짐을 확인시켜준다

 


<참고문헌>

 

1. 신문기사

로동신문, (2020). “태양의 력사는 영원하리라”, 12월 17일.

로동신문, (2020). “절세위인께 드리는 인류의 다함없는 경의”, 12월 17일.

고  수 석, (2017). “만수대언덕엔 23m 금박 동상, 정신적 구심점 삼아”, 중앙일보, 6월 11일.

최  재 영, (2018). “평양 만수대언덕을 가다④/만수대 동상과 대기념비”, 통일뉴스, 2월 5일.

오중석 외 1인, (2018). “북, 주체사상선전강화는 총체적 난국만 초래”, 자유아시아방송, 12월 21일.

 

2. 기타

북한정보포털, ‘주체사상’, 2020년 12월 20일 접속.

KBS World Raido, ‘북한의 태양절’, 2020년 12월 21일 접속.

김정일 사망 9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하는 북한 지도부의 모습. 출처: 조선중앙통신

지난 12월 17일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민족최대 추모의 날에 즈음하여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였다'는 
제목으로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사진상 김정은의 좌측), 리병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사진상 김정은의 우측) 등

 김정은이 북한 지도부 실세들과 함께 김정일 사망 9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한 것을 보도하였다. 

기사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았지만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도 동석한 것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을 각각 태양절(4.15), 광명성절(2.16)로 지정하여 '민족최대의 명절'로 기념하고 있으며 

그들의 사망일(각각 7.8, 12.17) 또한 '민족최대의 추모의 날'로 기념하고 있는데, 이번 김정은의 참배는 전임 지도자 김정일의 

사망일을 추모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이러한 추모의 날에는 비단 지도부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추모를 하는데 이들은 주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동상이

설치되어 있는 평양의 만수대 언덕에서 헌화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추모를 한다. 

 

김정일 사망 9주기를 맞아 김일성, 김정일 동상 앞에 헌화하러 온 북한 주민들. 출처: 로동신문

* 김일성 동상의 높이는 23m이고 김정일 동상의 높이는 그에 약간 못 미친다.

추모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출처: 조선중앙통신

그렇다면 이번에 김정은이 참배하러 간 '금수산태양궁전'은 어떠한 곳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 금수산태양궁전 

 

 

금수산태양궁전. 출처: 조선중앙통신

 

금수산태양궁전. 출처: 조선중앙통신

금수산태양궁전은 1977년 평양에 건설된 곳으로 처음에는 김일성의 관저이자 집무실로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처음 지어졌을 때에도 

금수산의사당 혹은 주석궁으로 불렸으며 금수산태양궁전이라는 이름은 2012년에 바뀐 명칭이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금수산의사당의 모습에서 1994년에 개조를 시작하여 1995년에 '금수산기념궁전'이라는 이름으로 그  

명칭과 용도가 탈바꿈하게 된다. 김일성이 1994년 7월 8일에 죽자 김정일은 김일성의 우상화를 위하여 김일성의 시신을 영구 보존 

및 전시하고자 금수산의사당을 금수산기념궁전으로 개조하고 김일성의 시신을 이 곳에 안치한다. 

 

시신을 생전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인데, 북한은 당시 김일성의 시신을 영구 보존 처리하기 위해

사체에 화장을 시키고 방부처리를 하여 생전 그대로 보존하는 ‘엠바밍(embalming)’ 기법을 사용하였다. 이는 시신을 세척해서 살균 소독한 후 피를 빼내 착색된 포름알데히드를 혈관에 주입하는 것으로 러시아의 기술자에 의해 진행되었다고 한다. 

북한은 이러한 방법으로 레닌의 시신을 영구 보존한 적이 있던 러시아의 '생물구조연구센터'에 의뢰를 했던 것이다.

 

* 후에 김정일의 시신도 이러한 과정을 거쳤으며, 시신 한 구당 유지 비용이 연간 8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영구 보존 처리된 김정일의 시신. 출처: 연합뉴스

금수산기념궁전이라는 명칭은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하면서 아버지이자 

전임 지도자였던 김정일의 시신을 이 곳에 영구 보존하면서부터 금수산태양궁전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북한은 2013년 최고인민회의 정령으로 '금수산태양궁전법'도 제정하고 이 곳을 '주체의 최고 성지'로 신성시하면서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의 극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참고: <금수산태양궁전법>

제1장 금수산태양궁전은 주체의 최고성지 
제1조 금수산태양궁전은 주체의 최고성지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금수산태양궁전법은 금수산태양궁전을 전체 조선민족의 태양의 성지로 영원히 보존하고 길이 빛내이는데 이바지한다.

 

제2조 금수산태양궁전은 수령영생의 대기념비이다.

국가는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와 금수산태양궁전에 생전의 모습으로 영원히 높이 모신다.

 

* 김정일이 이 곳을 개조할 때 가로와 세로의 길이를 각각 김일성 생일, 자신의 생일에 맞춘 길이로 개조하였으니 할 말은 다 했다.

 

김정일이 개조한 금수산기념궁전. 출처: 서울신문

 

사실 김일성은 생전에 자신을 평양 대성산의 혁명열사릉(우리나라의 현충원)에 안치해달라고 하였으나, 그 아들이

자신과 북한 체제의 안위를 위하여 이를 어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혁명렬사릉에는 김정숙(김일성의 부인), 김철주(김일성의 동생), 김형권(김일성의 숙부), 고용희(김정일의 부인) 등 

김씨일가와 김책, 최용건, 김일, 리을설 등 북한 개국공신들이 안치되어 있다.

 

북한의 혁명열사릉. 출처: 조선의 오늘
혁명열사릉에 안치되어 있는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 출처: 조선중앙통신

 

한편 이번 김정은의 참배 방문을 알리는 사진에서 단 한 명의 인물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북한이 연일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에 촉각을 내세우면서 '비상 방역'을 취하는 모습과는 동 떨어지며, 만수대 언덕의 동상에 

헌화하는 북한 주민들이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과도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북한 매체에서 보도한 김정은의 사진은 단 한 번도 마스크를 착용한 것이 보도되지 않았던 것과도 연결 지을 수 있는데, 

최고 지도자의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북한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파악된다.


참고문헌

국가정보원. (2019). 「북한법령집. 상」. 

곽대중. (2005). "김일성 시신 처리 과정을 아시나요?", 데일리NK,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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