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9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하는 북한 지도부의 모습. 출처: 조선중앙통신

지난 12월 17일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민족최대 추모의 날에 즈음하여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였다'는 
제목으로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사진상 김정은의 좌측), 리병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사진상 김정은의 우측) 등

 김정은이 북한 지도부 실세들과 함께 김정일 사망 9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한 것을 보도하였다. 

기사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았지만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도 동석한 것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을 각각 태양절(4.15), 광명성절(2.16)로 지정하여 '민족최대의 명절'로 기념하고 있으며 

그들의 사망일(각각 7.8, 12.17) 또한 '민족최대의 추모의 날'로 기념하고 있는데, 이번 김정은의 참배는 전임 지도자 김정일의 

사망일을 추모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이러한 추모의 날에는 비단 지도부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추모를 하는데 이들은 주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동상이

설치되어 있는 평양의 만수대 언덕에서 헌화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추모를 한다. 

 

김정일 사망 9주기를 맞아 김일성, 김정일 동상 앞에 헌화하러 온 북한 주민들. 출처: 로동신문

* 김일성 동상의 높이는 23m이고 김정일 동상의 높이는 그에 약간 못 미친다.

추모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출처: 조선중앙통신

그렇다면 이번에 김정은이 참배하러 간 '금수산태양궁전'은 어떠한 곳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 금수산태양궁전 

 

 

금수산태양궁전. 출처: 조선중앙통신

 

금수산태양궁전. 출처: 조선중앙통신

금수산태양궁전은 1977년 평양에 건설된 곳으로 처음에는 김일성의 관저이자 집무실로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처음 지어졌을 때에도 

금수산의사당 혹은 주석궁으로 불렸으며 금수산태양궁전이라는 이름은 2012년에 바뀐 명칭이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금수산의사당의 모습에서 1994년에 개조를 시작하여 1995년에 '금수산기념궁전'이라는 이름으로 그  

명칭과 용도가 탈바꿈하게 된다. 김일성이 1994년 7월 8일에 죽자 김정일은 김일성의 우상화를 위하여 김일성의 시신을 영구 보존 

및 전시하고자 금수산의사당을 금수산기념궁전으로 개조하고 김일성의 시신을 이 곳에 안치한다. 

 

시신을 생전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인데, 북한은 당시 김일성의 시신을 영구 보존 처리하기 위해

사체에 화장을 시키고 방부처리를 하여 생전 그대로 보존하는 ‘엠바밍(embalming)’ 기법을 사용하였다. 이는 시신을 세척해서 살균 소독한 후 피를 빼내 착색된 포름알데히드를 혈관에 주입하는 것으로 러시아의 기술자에 의해 진행되었다고 한다. 

북한은 이러한 방법으로 레닌의 시신을 영구 보존한 적이 있던 러시아의 '생물구조연구센터'에 의뢰를 했던 것이다.

 

* 후에 김정일의 시신도 이러한 과정을 거쳤으며, 시신 한 구당 유지 비용이 연간 8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영구 보존 처리된 김정일의 시신. 출처: 연합뉴스

금수산기념궁전이라는 명칭은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하면서 아버지이자 

전임 지도자였던 김정일의 시신을 이 곳에 영구 보존하면서부터 금수산태양궁전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북한은 2013년 최고인민회의 정령으로 '금수산태양궁전법'도 제정하고 이 곳을 '주체의 최고 성지'로 신성시하면서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의 극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참고: <금수산태양궁전법>

제1장 금수산태양궁전은 주체의 최고성지 
제1조 금수산태양궁전은 주체의 최고성지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금수산태양궁전법은 금수산태양궁전을 전체 조선민족의 태양의 성지로 영원히 보존하고 길이 빛내이는데 이바지한다.

 

제2조 금수산태양궁전은 수령영생의 대기념비이다.

국가는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와 금수산태양궁전에 생전의 모습으로 영원히 높이 모신다.

 

* 김정일이 이 곳을 개조할 때 가로와 세로의 길이를 각각 김일성 생일, 자신의 생일에 맞춘 길이로 개조하였으니 할 말은 다 했다.

 

김정일이 개조한 금수산기념궁전. 출처: 서울신문

 

사실 김일성은 생전에 자신을 평양 대성산의 혁명열사릉(우리나라의 현충원)에 안치해달라고 하였으나, 그 아들이

자신과 북한 체제의 안위를 위하여 이를 어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혁명렬사릉에는 김정숙(김일성의 부인), 김철주(김일성의 동생), 김형권(김일성의 숙부), 고용희(김정일의 부인) 등 

김씨일가와 김책, 최용건, 김일, 리을설 등 북한 개국공신들이 안치되어 있다.

 

북한의 혁명열사릉. 출처: 조선의 오늘
혁명열사릉에 안치되어 있는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 출처: 조선중앙통신

 

한편 이번 김정은의 참배 방문을 알리는 사진에서 단 한 명의 인물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북한이 연일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에 촉각을 내세우면서 '비상 방역'을 취하는 모습과는 동 떨어지며, 만수대 언덕의 동상에 

헌화하는 북한 주민들이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과도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북한 매체에서 보도한 김정은의 사진은 단 한 번도 마스크를 착용한 것이 보도되지 않았던 것과도 연결 지을 수 있는데, 

최고 지도자의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북한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파악된다.


참고문헌

국가정보원. (2019). 「북한법령집. 상」. 

곽대중. (2005). "김일성 시신 처리 과정을 아시나요?", 데일리NK,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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