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2021년 신년 친필서한. 출처: 조선중앙통신

 

이번 포스팅은 북한헤럴드 편집진 전원이 참가한 포스팅입니다.

 


기사 개요 

 

지난 1월 2일 <<노동신문>>은 '2021년의 첫 아침'이라는 제목의 정론 기사를 내보내면서 김정은의 친필서한과 

앞으로 맞이할 새해 등에 관련한 내용을 보도하였다.

 

<<노동신문>>의 정론은 감상적 문구를 많이 사용하고, 감동을 이끌어 냄으로써 결국

대부분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해당 정론을 분석하여 시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루어 보려고 한다.

 

김정은의 역대 신년사 및 올해 친필서한에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

 

2021/01/04 - [북한의 정태/정치] - [북한의 정치] 김정은의 신년사

 

[북한의 정치]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2021년 새해가 밝았다. 2020년 한해는 참 다사다난했었는데 어느새 1년이 다가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간 북한에서도 김정은이 집권한 이래, 매년 신년을 맞이하는 신년사나 각종 로동

thenorthkoreaherald.tistory.com


기사 내용

 

정론은 김정은의 친필서한에 대한 감사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는데, 이를 '인민의 한없는 격정과 감사의 정'으로 

표현하면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감격으로 기사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번 친필서한은 기존의 1만 자에 달하는 신년사와는 달리 193자 정도의 짧은 연하장 형식의 서한이었음에도 

기사는 이 서한에 대해 '한자한자, 마디마디에 맥박쳐흐르는 친필서한'이라고 과장하고 있다. 또 이를 단순 서한이 아닌

'절세위인의 불타는 맹세', '심장의 선서' 등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라고 과장하고 있다.

이는 최고지도자의 말 한마디, 글 한 글자마저도 떠받드는 북한의 사회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절세위인'이라는 말은 본래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 셋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으나,

김정은 정권이 수립된 이후부터 김정은을 포함한 넷을 '백두산 절세위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더불어 기사에서는 전반부부터 김정은을 지칭하는 말로 '어버이', '어머니' 등을 모두 10번이나 사용하면서 

'자녀' 인민을 지도하고 이끄는 '부모' 김정은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북한 특유의 '사회주의 대가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북한에서는 일반적인 가정 외에 

수령을 어버이로, 인민을 자녀로 하는 관계 속에서 북한 사회 전체를 하나의 '가정'으로 보고 있다. 

 

이는 북한의 <가족법> 1장 1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가족법은 사회주의적결혼, 가족제도를 공고발전시켜 온 사회를 화목하고 단합된

사회주의대가정으로 되게 하는데 이바지한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관계 속에서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자녀 된 도리로서 수령을 향해

충성과 효성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 땅 천만자식들에 대한 위대한 어버이의 극진한 사랑과 정'과 같은 문구가 그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참고로 2021년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 주민 전체의 인구는 2600만 명이고, 평양 인구수는 2008년 기준 300만 명이다.

 

기사에서 인용한 김정은의 말 '우리 어린이들과 인민들을 세상에서 부럼없이 잘살게 하여(후략)'에서도 

어린이를 앞단에 두어 강조함으로써 북한 사회가 하나의 가정이라는 모습을 부각하고 있다.

 

하나의 대가정 문구. 출처: 조선의 오늘

 

한편 '송년의 밤 행복의 노래소리 넘쳐흐르고 눈부신 축포가 터져오르는 경축의 광장'이라고 언급한 부분에서

새해 전야에 불꽃놀이를 하는 등의 행사를 예년과 다름없이 진행한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인파가 김일성광장에 모여 행사에 참여했는데, 이는 코로나 방역에 열을 내고 있는

북한의 현 행보와 다소 모순된다고 볼 수 있다. 

 

2021년 새해 전야에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국기 게양식 및 행사의 모습. 마스크를 쓴 수많은 인파가 모여있다. 출처: 조선중앙통신

 

기사 중반부부터는 2020년 한 해를 회고하면서 은파군 대청리, 검덕지구, 금천군 강북리 등

특히 수해 피해를 입었던 지역들의 복구 작업에 대한 김정은의 행적을 강조하고 인민들의 감사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기사에서는 김정은이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다양한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들을 동원시켜 새 집들을 만들어 줬다 하며 

인민들의 감사 어린 후일담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수해 피해 지역이었던 은파군 대청리를 현지지도하는 김정은의 모습을 보도한 <<노동신문>> 기사. 출처: 뉴스1

 

금천군 강북리에 새로 지어진 살림집. 출처: 뉴스1

또한 기사는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 대북제재, 홍수 피해 등으로 인해 

'그토록 시련에 찬 간고한 한해를 보냈어도 이 땅 그 어느 가정에서도 마음속그늘을 찾아볼수 없다'며 

힘든 시기를 무사히 극복해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언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하여 북한 주민들의 긍정적인 상황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 근거로 기사에서는 '희망', '행복' 등의 단어를 각각 9번, 11번씩 사용하면서 북한의 새해가 밝고 

희망차고 낙관적일 것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

'창밖에는 한겨울의 추의가 기승을 부리고있다. 허나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봄날과도 같은 따스함이 한껏 깃드는 우리의 새해이다'는

문구를 통해 이를 잘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북한이 현재 처한 상황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묘사라고도 볼 수 있다.

 

반면 기사는 북한에서의 낙관적인 모습과는 상반되게 북한 이외의 세계에 대해 절망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행성을 둘러보면 무섭게 휩쓰는 몹쓸 병마와 자연재해, 무장분쟁을 비롯한 류혈참극들로 사랑하는 혈육들과 귀중한

보금자리를 잃고뿔뿔이 흩어져 눈와도 가리워줄 처마가 없고 바람불어도 막아줄 벽체가 없는 한지에서 새해를 맞은 피난민들은

얼마인가'라는 문구라든지 '새해는 찾아왔건만 희망은 점점 사라져가고(후략)'라는 문구를 통해 북한과 이외의

세계의 모습을 극명하게 대조하고 있다. 이는 기사가 외부의 불행을 극대화하고

북한의 어려움을 경감하여 누적된 어려움으로 인해 발생하는 북한 주민의 민심 이반을 방지하고,

희망과 낙관을 반복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북한 특유의 일종의 세뇌를 지속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후반부에서 기사는 김정은의 인민에 대한 사랑이 비단 2020년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져왔음을 이야기하면서, 김정은이

'조국의 부강과 인민의 행복'을 위해 예전부터 헌신해왔다고 언급한다.또다시 '어버이' 김정은을 소환하면서 김정은이

2015년 1월 1일에 평양육아원과 애육원을 방문했었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아이들을 만난 김정은을 소개하면서

'사실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강조하려는 의도로파악할 수 있음과 더불어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불식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15년 1월 1일 평양육아원·애육원을 방문한 김정은의 모습을 보도한 <<노동신문>> 기사. 신문은 김정은의 방문 관련 사진을 1∼2면에 17장이나 게재하며 소외계층을 돌보는 그의 이미지를 한껏 부각했다. 출처: 연합뉴스

기사에서는 또

'해마다 새해가 오면 위대한 수령님의 품속에 안겨 날마다 설날이면 좋겠네라고 목청껏 부르던 우리 아이들의 그날의 기쁨넘친 노래는 오늘도 세세년년 대를 이어가며 불리워지고 있는것이다'라며 김정은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 어린 마음은 남녀노소 할 것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북한은 양력 1월 1일 양력설을 한 해의 첫날이자 중요한 명절로 여기고 있으며, 음력 1월 1일이 공휴일이 된지는

얼마 안 됐다고 한다. 북한은 양력설을 ‘설날’이라고 칭하고, 음력 1월 1일을 휴식일이라 하여 하루 쉰다.

즉, 북한 주민들에게 중요한 날인 이 설에 김정은이 평양육아원과 애육원을 찾아 원아들을 만났다는 이야기이다.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사의 결말부에 이르러 2021년에도 인민들에게 다짐하고 싶은 내용을 써서 보내고 있다.

령도자와 인민이 굳게 뭉친 혼연일체’라는 말을 통해 북한이 ‘주체사상’에서 강조하는 바를 시사한다.

수령의 사상과 영도를 따라 수령, 당, 대중이 일심동체가 될 때 공고한 혁명의 주체가 되며,

수령의 유일적 영도에 따라 조직적 전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는 계속해서 김정은에게 충성할 것을 강요하며, 충성에 따른 승리의 역사는 2021년뿐만 아니라 대를 이어가서

'우리 인민의 희망과 행복의 아침은' 올 한 해에 그치는 것이 아닌 '영원하다'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정리하면, 이번 <<노동신문>>의 정론 기사는 2021년 새해를 맞아 김정은의 친필서한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면서 

2020년의 고난 극복과 이를 위한 김정은의 업적을 높이고, 어두운 외부 세계와는 다르게 북한에서는 찬란한 내일,

희망찬 2021년을 맞이하자는 내용이 주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국가정보원. (2019). 「북한법령집.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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