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공산국가가 그러하듯 북한 또한 하나의 당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여 국가를 운영하는, 일당독재의 정치체제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구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기타 정당이 2~3개 존재하지만, 이들은 상호 견제 혹은 비판 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정당들로서

사실상 조선노동당의 자매정당(북한 표현으로는 '우당, 友黨')에 불과하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북한의 일당인 조선노동당의 기구를 중심으로 북한의 권력 기구를 살펴보고자 한다. 

 

조선노동당 조직도. 출처: 북한정보포털

(1). 당대회

 

당대회는 '조선로동당 규약' 제3장 제22조에 의한 조선노동당의 공식적인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당 규약을 개정하며 당의 노선과 정책 및 전략전술에 관한 기본 문제를 결정한다. 또한 당중앙위원회 및 당중앙검사위원회의 위원을 선거한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당중앙위원회나 당 정치국이 내리는 결정을 사후적으로 추인하는 형식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당대회 기간 동안 진행되는 사업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①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검사위원회의 사업을 총화한다.

② 당의 강령과 규약을 채택 또는 수정보충한다.

③ 당의 로선과 정책, 전략전술의 기본문제를 토의한다. 

④ 조선로동당 위원장을 추대한다. 

⑤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검사위원회를 선거한다. 

 

당대회의 개최 주기는 제3차 당대표자회(2010.9.28)에서 당 규약을 개정하기 전까지 5년에 1회 당중앙위원회가 소집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그 원칙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1946년 제1차 당대회 이후 1980년까지 총 6차례의 당대회가 소집되었으나, 2016년 7차 당대회가 개최되기 전까지 35년간 당대회가 개최되지 않는 등, 개최 시기는 상당히 변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북한은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5년 주기로 돼 있던 당 대회 개최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당중앙위원회가 당대회를 소집하며 소집 날짜는 여섯 달 전에 발표하도록 했다. 개정 이후 김정은은 2020년 8월 조선노동당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2021년 1월에 조선노동당 제8차 당대회를 개최할 것을 결정하여 이에 대한 전국적인 준비가 현재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에서의 당대회는 국가의 최고지도자를 공식적으로 추대하는 행사라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위원회 비서,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추대됨과 동시에 '친애하는 지도자'라는 호칭을 받아 김일성의 뒤를 이을 공식적 후계자로서 등극하게 되었다. 김정은 역시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공식적인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게 되었다. 이처럼 북한에서의 조선노동당 당대회는 권력의 공고화를 위한 행사로 여겨질 수 있으며, 이는 다가오는 2021년 제8차 당대회가 주목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조선노동당 역대 당대회. 출처: 통일교육원, 「2020 북한이해」

 

조선노동당 제7차 당대회. 출처: <<노동신문>>

 

(2). 당대표자회 

 

당대표자회는 당대회와 당대회 사이에 당의 노선과 정책 및 전략·전술의 긴급한 문제들을 토의·결정하며 당 중앙지도기관 구성원을 소환하고 보선하기 위해 당중앙위원회가 소집하는 회의로 규정되어 있다. 당대회와는 다르게 개최 혹은 소집 시기에 대한 규정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당대회에 비하여 당대표자회는 개최 횟수로 보나 규정의 내용면에서 다소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당대회와 마찬가지로 김 씨 일가의 권력 구조를 공고히 하는 행사로 활용되었다. 이를테면 2010년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 공식화'가 이루어졌다. 또한, 2012년 4월에 개최된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각각 영원한 수령,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였고,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유일 지도사상으로 명문화하였다.   

 

조선노동당 역대 당대표자회. 출처: 통일교육원, 「2020 북한이해」

 

2010년 9월 개최된 제3차 당대표자회를 축하하는 평양 건물 모습. 출처: 교도연합뉴스

(3). 당중앙위원회 

 

당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동안 당중앙위원회는 최고 지도기관의 역할을 대행하며 모든 당 사업을 주관한다. 당 중앙위원회는 전원회의를 1년에 1회 이상 소집하도록 되어 있으나, 전원회의가 개최되지 않는 기간에는 그 권한이 당 정치국과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로 위임된다. 당중앙위원회는 당대회에서 선출된 위원과 후보위원으로 구성되며 이들이 모두 참여한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당 내외 문제들을 논의·의결한다.

 

전원회의에서는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 및 당중앙위원회와 검열위원회를 선거하며, 정무국과 중앙군사위원회를 조직하는 권한도 부여받고 있다. 그러나 전원회의도 1993년 제6기 제21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2010년 9월 전원회의 개최 전까지 공개적으로 열리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김정은 3대 세습의 공식화와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0년 9월에 제3차 당대표자회 및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개최되었다. 당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채 30년이 지나는 동안 당중앙위원회 위원은 60여 명만 남아 있었으나,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총 124명을 선출하였다. 그리고 그동안 공석이었던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와 정치국 구성원을 선거하고,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現 정무국)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등을 조직하게 되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 출처: 평양사진공동취재단

  ① 당중앙위원회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

       당대회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장기간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당내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권력기구는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신설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다. 그러나 김정일 정권 하에서 정치국은 사실상 거의 운용되지 않았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리영호·장성택 숙청과 같은 주요 안건들을 당 정치국 회의 또는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서 결정할 만큼 그 위상이 복원되었다.

  

  ② 당중앙위원회 정무국

    당중앙위원회 정무국은 당대회와 당대회 사이 모든 당 사업을 조직·지도하는 실질적인 집행기관이다. 당중앙위원회 정무국은 당 내부 사업과 그 밖의 실무적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고 그 집행을 조직·지도하는 당내 핵심 부서이다. 

 

  ③ 당중앙위원회 검열위원회

      검열위원회는 당의 유일사상체계와 유일영도체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거나 당 규약을 위반하는 것을 비롯하여 당 규율을 어긴 당원을 적발하고 검열하는 조직으로 당 조직 규율의 적용·해제의 실무를 전담하는 부서이다. 

 

(4). 당중앙군사위원회

 

당중앙군사위원회는 안보 및 군사 문제에 관한 최고 지도기관으로 당의 군사노선과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대책을 토의·결정하며 혁명무력을 강화하고 군수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을 비롯하여 국방사업 전반을 당적으로 지도한다.

 

당중앙위원회 산하 기구였던 군사위원회는 1982년 승격되어 당중앙군사위원회로 개칭되었다. 당중앙군사위원회는 북한 전역을 병영 체제화하는 ‘4대 군사노선(전 인민의 무장화, 전 군의 간부화, 전 지역의 요새화, 전 군의 현대화)’ 수행에 있어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조선노동당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는 김정은의 모습. 출처: 조선중앙통신

 

(5). 당중앙검사위원회

 

당중앙검사위원회는 조선노동당 규약 제29조에 따라 당의 재정·경리 사업을 검사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당이 집행한 경리에 대해 오류나 부정을 밝혀내기보다는 그대로 승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북한의 우당 

출처: 북한정보포털, 북한 지식사전

 

1) 조선사회민주당

: 조선사회민주당은 1945년 11월 3일 평양에서 창립된 조선민주당(초대 당수 조만식)을 모체로 하고 있는 있는 정당이다. 1950년대 말 군당 이하 조직이 해산돼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가 1981년 1월 제6차 당대회를 계기로 당명을 조선사회민주당으로 바꾸고,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당 강령과 규약도 새로 채택하는 등 조직을 정비했다.

 

1960년대까지는 주로 대남문제와 관련된 성명을 발표하고 각종 대남 집회에 참석하는 등 한미 비난 활동에 역점을 두어왔다. 조선사회민주당으로 명칭을 바꾼 1980년대 이후에는 서구 사회주의 세력 및 제3세계권 민족주의 세력 등과 연대를 꾀하는 한편, 한국 내 통일전선 구축을 위한 활동에 주력하였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에는 조선노동당의 대내외 정책을 지지하는 대남 선전선동활동을 주로 해오고 있다. 북한이 대외 선전 목적으로 명목상 내세우고 있는 조선사회민주당과 조선천도교청우당은 대남 비난성명이나 통일문제 등과 관련한 담화/성명 등을 발표할 때 그 모습을 나타내는 이름뿐인 외곽 정당이라 할 수 있다. 

 

조선사회민주당 당기. 출처: 조선사회민주당 페이스북

 

2) 조선천도교청우당 

: 종교적 색채를 띄는, 북한의 유일한 정당으로 민족종교인 천도교를 토대로 한 정파이다. 북조선청우당은 1950년 월북한 남조선청우당 세력을 흡수해 조선천도교청우당을 발족하고 위원장은 김달현, 부위원장은 남조선청우당 김병청을 비롯해 박윤길, 리용규 등이 맡았다. 6.25 전쟁 내내 청우당은 조선민주당과 같이 고위당직자는 조선노동당 당원이었으나 일반신도들은 반공 대열에 참가했다. 이에 북한 정권의 박해가 심화되었고, 김달현도 1959년 말 조국전선 간첩사건으로 숙청되었다. 1959년 시/군 이하 조직이 모두 해체되며, 1960년 도 당 조직까지 해체됨으로써 완전히 몰락했다.

 

그러다 북한 당국은 1970년대 초 남북대화가 시작되자 전술적 필요에 따라 천도교청우당을 내세웠다. 1972년 8월 남북적십자회담 본회의에 북한 측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당시 천도교청우당 부위원장 강장수는 실제로 노동당원이었다고 한다. 특히 북한으로 망명한 최덕신이 1989년 천도교청우당 위원장으로 임명되어, 연방제 지지, 주한미군 철수 등 대남비난 선전에 이용당하는 대외 간판 역할을 하였다. 2000년 제1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때 당시 천도교청우당 위원장이었던 류미영은 북측 단장으로 서울을 다녀가는 등 남북공동행사시 북한의 대표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조선천도교청우당 당기. 출처: 위키백과

 


참고문헌 

국가정보원. (2019). 「북한법령집. 상」. 

김성보. (2011). 북한의 역사 1-건국과 인민민주주의의 경험 1945~1960. 고양: 역사비평사. 

이종석. (2011). 북한의 역사 2-주체사상과 유일체제 1960~1994. 고양: 역사비평사. 
통일교육원. (2020). 「2020 북한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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